다선일미(茶禪一味) 본고장의 명차(名茶)

 

경산(徑山)은 역사적으로 볼 때, 이미 당송(唐宋)시대부터 중국 강남의 명승지였을 뿐만 아니라, 지난 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국 강남 제일의 선림(禪林)로서 다선일미(茶禪一味)의 본고장이요, 일본의 승려인 남포소명(南浦昭明) 선사가 불학(佛學)과 함께 직접 경산다례를 배워가서 일본에 다도를 전파해 준 곳으로 매우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경산은 현재 절강성 여항(余杭)과 임안(臨安)이 교차하는 경계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경산(徑山)은 천목산(天目山)으로 가는 지름길에 위치하고 있는 산이라 하여 ‘지름길 경(徑)’자를 써서 경산이라 하였다. 경산은 동서(東西)로 나누는 두 갈래의 지름길이 있는데, 동경산은 여항을 통과하여 천목산에 이르는 길이고, 서경산은 임안을 경유하여 천목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그래서 이 두 갈래 경로를 합칭하여 ‘쌍경(雙徑)’이라고도 한다.
‘경산’하면 우뚝 솟은 다섯 봉우리가 유명한데, 능소(凌?), 퇴주(堆珠), 붕박(鵬博), 안좌(晏坐), 어애(御愛) 등이 그것이며 이를 ‘경산 오대봉(五大峰)’이라 부른다. 차나무는 대부분 이 다섯 봉우리를 중심으로 한 봉우리와 계곡에 사이의 산자락에 많이 분포하고 있다. 이곳은 산봉우리들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어 늘 운무(雲霧)가 자욱하게 덮여있다. 또한 숲이 울창하여 일조량이 짧으며, 주야로 일교차가 심하다. 지난해 본지 8월호에서 최초의 식차지로 소개했던 몽정산의 기후와도 매우 흡사한데, 대개 이러한 기후조건은 차를 재배하기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차가 자생(自生)하기에도 매우 알맞은 기후조건이라 할 수 있겠다.     
경산(徑山)의 연간 일조량은 1,800시간도 안 되며 연간 강우량 역시 1600~1800㎜이다. 뿐만 아니라, 토양이 비옥하며, 유기질 함량이 2~4%이며 토층이 깊고 두터워 지층표면이 24~40㎝이기 때문에 자연히 여기서 재배된 차의 싹과 잎이 함유하고 있는 유효 성분함량은 매우 높은 편이다. 아미노산(amino acid)의 함량이 4760㎎%에 달하며, 특히 ‘차(茶) 아미노산’은 1751㎎%를 함유하고 있어 항주의 초청(炒靑)차의 함량보다 무려 배나 가까이 높아 경산차는 차의 품질 면이나 생리적 효능에 있어서 매우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찻잎을 따는 채적 시기나 방법을 살펴보면, 경산차는 부드러운 연한 잎을 일찍 따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경산차는 곡우(穀雨) 전에 따는 것을 최고로 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곡우 전에 따는 것을 ‘우전(雨前)’이라 하여 최고로 치는 것과 완전히 같다고 할 수 있다. 따는 찻잎은 ‘일아일엽(一芽一葉)’ 혹은 ‘일아이엽초전(一芽二葉初展)’2)을 표준으로 삼고 있다. 통상 특 1호의 경산차 1근을 만드는데 대략 6만 2천여 개 정도의 찻잎이 들어간다고 한다.
제다(製茶) 면에서 살펴보면, 경산차는 ‘홍청(烘靑) 녹차(綠茶)’에 속한다. 즉, 덖음 녹차에 속한다. 일반 덖음차의 공정과정과 다를 바 없이, 솥에 ‘덖음(볶는 과정)’과 ‘약한 불(文火)에 쬐여 건조하는 과정(烘乾)’을 주요 공정으로 삼아 만드는 녹차이다.
강남제일의 선림(禪林)의 본고장이자, 절강성(浙江省)의 전통차로서 유구한 역사를 지닌 ‘경산차’는 일명 ‘경산향명(徑山香茗)’이라고도 한다. 완제(完製)된 경산차는 찻잎의 가닥이 섬세하면서도 싹이 가늘고 예쁘다. 싹의 끝이 두드러지게 잘 드러나 있으며, 색깔은 고운 비취색을 띤다. 향기는 맑고 그윽하며, 맛은 산뜻하고 순하다. 차탕(茶湯)의 색깔은 연녹색이며 옥처럼 밝게 드러내어 마시는 이로 하여금 마치 곱고 품위 있는 여인네를 대하는 듯 하게 한다. 엽저(葉底)를 살펴보면, 생잎처럼 부드럽고 가지런하여 차를 마시고 난 후에도 기분을 상쾌하게 하여 좋은 차에 대한 여운을 남긴다.
근거에 의하면, 경산차는 1978년 찻잎의 생산이 회복되었고, 성(省)과 시(市) 단위에서 개최된 명차 품평회에서 연속 3회 1등의 영예를 차지하였다. 현재는 이미 어느 정도 규모를 회복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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