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팔만대장경을 만든 직후 찍어낸 《재조본 유가사지론》권42(再雕本 瑜伽師地論 卷四十二) 등 문화재 5건이 보물로 지정예고됐다.

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은 6월 30일 관보를 통해 《재조본 유가사지론 권42》 등 5건의 문화재들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 재조본 유가사지론 권 42

《재조본 유가사지론》는 고려 고종 34년(1247)에 판각되어 그 무렵에 찍어낸 것으로 보이는 고려대장경 재조본이다. 문화재청은 “《재조본 유가사지론 권42》는 현재까지 확인된 경전 중 유일본이며, 오늘날 전해지고 있는 해인사대장경(팔만대장경) 간본 중에서 고려 때 간인한 것이 드문 현재 상황에서 해인사대장경(팔만대장경)을 완성한 직후인 13세기 중후기에 찍어낸 것으로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 묘법연화경 언해 권1

《재조본 유가사지론》과 함께 보물 지정예고된 《묘법연화경(언해)》권1, 4 (妙法蓮華經(諺解) 卷一, 四)는 조선 세조가 직접 경문에 구결을 달고 윤사로 등이 간경도감에서 번역하여 1463년(세조 9)에 목판으로 간행한 국역불경이다. 불경을 한글로 번역하여 훈민정음의 계속적인 발전에 큰 역할을 한 귀중한 국역자료이며, 간경도감에서 간행된 판본의 형태적 특징 역시 잘 갖추고 있다고 평가된다.

‘순천 송광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및 복장유물(順天 松廣寺 木造觀音菩薩坐像 및 腹藏遺物)’은 순천 송광사 관음전에 모셔져 있는 목조관음보살좌상과 그 복장유물이다.
복장유물은 불경과 옷가지 등 모두 35점으로, 배자와 경안군의 것으로 추정되는 쪽빛 저고리 안에 적혀 있는 발원문은 불상을 모신 배경과 과정에 대한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다. 이 불상은 1662년 궁중나인(宮中內人) 노예성(盧禮成)이 경안군(慶安君) 내외가 오래 살 것을 기원하고, 경안군 내외와 나인 노예성, 박씨, 당대의 고승(高僧) 취미수초(翠微守初) 등이 시주하여 17세기 중엽을 대표하는 조각승 혜희(慧熙)와 금문(金文)이 조각했던 것이다. 경안군은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 갔다 돌아온 얼마 후 세상을 떠난 소현세자의 아들이다.

▲ 순천 송광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문화재청은 “송광사 목조관음보살좌상은 조성 배경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가 크며, 조선후기 불상의 양식적 특징인 대중적인 평담한 미의식이 짙게 반영된 이 시기 불상 중 비교적 높은 조각적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섬유류의 유물이 존속되기 어려운 우리나라의 기후·환경 조건 등을 고려한다면 순천 송광사 목조관음보살좌상의 복장 섬유류 유물은 복식사뿐만 아니라 직물, 염색, 민속연구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또 ‘순천 송광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복장전적(順天 松廣寺 木造觀音菩薩坐像 腹藏典籍)’은 위 순천 송광사 목조관음보살좌상에 복장되어 있던 복장유물 중 중요 불교경전 8점이다.
이 경전 중 간경도감본인 《대방광불화엄경합론》(大方廣佛華嚴經合論)은 전라도 광주목(全羅道 光州牧)으로 하여금 박권생(李權生), 박문손(朴文孫), 유약(柳約) 등이 직접 써서 판각하여 간행한 교장(敎藏)으로 새로운 자료이며, 재조대장경은 해인사대장경(팔만대장경)의 15세기경의 인본(印本)으로 희귀한 자료이다. 문화재청은 “복장유물 전체에서 독립하여 복장전적으로 별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 보존 관리하여야 한다”고 평가했다.

《천자문》(千字文)은 조선시대 명필 석봉 한호(石峰 韓濩, 1543∼1605)가 쓴 천자문을 목판에 새겨 찍어낸 것이다. 이 책은 현재 전해지고 있는 유일한 초간본(初刊本)으로 석봉서체(石峰書體)의 연구에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것으로 판단된다. 이 책은 선조 16년(1583)에 처음 간행된 이래 왕실, 관아, 사찰, 개인에 의해 여러 차례 간행되면서 조선시대 천자문 판본 가운데 가장 널리 전파되어 초학자의 한자, 글씨 학습에 큰 영향을 주었다.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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