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지도자협의회는 11월 9일  ‘바르고 깨끗한 선거실현을 위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후보자의 정책·정견을 꼼꼼히 살피자고 당부했다. 이 협의회 공동대표의장인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이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제17대 대통령선거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5년 동안 이 나라를 책임지고 이끌 지도자를 뽑는 것이니만큼 온 국민의 관심사다. 5년만이 아니다. 이 기간 동안 20년, 30년 대한민국의 밑그림을 그린다는 점에서 본다면, 한 세대의 삶을 좌우하는 정도의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 그 중에서도 대통령선거는 말 그대로 축제의 장이다. 미래의 청사진을 그린다는 것 자체로 가슴 벅찬 일이다. 통일과 아시아의 중심국가, 장애인 등 소수자의 인권이 보장되고 복지가 확립된 나라, 일자리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 나라 등등 각자가 그리는 그림이 바로 우리의 미래가 된다.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정책 경쟁이 있어야 한다. 각 정당과 후보들이 내놓는 그림을 펼쳐놓고 국민들이 품평하고 점수를 매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대선은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이회창씨의 한나라당을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소위 BBK 주가조작 사건에 이명박 후보의 연루 의혹 등이 요인이 되어 정책보다는 정쟁으로 흘러가고 있다. 언론들이 정책 검증을 기획물로 내보내고 있지만, 뜨거운 이슈에 가려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선거는 이기는 자에게만 보따리가 돌아가는 속성 때문에 과열 경쟁을 낳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상대 후보의 단점을 꼬치꼬치 드러내고, 자신은 월등히 우월하다는 주장을 편다. 이런 가운데 거친 말들이 오가고, 고소·고발이 난무한다. 이런 모습에 국민들은 짜증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과정 또한 한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면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사람을 검증하는 통과의례라는 의미를 지닌다. 정작 국민들이 화내야 할 점은 거짓말로 자신의 허물을 덮는 일일 것이며, 근거 없는 흑색선전으로 국민들을 현혹하는 행태일 것이다.
이런 가운데 참여연대 등 38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선시민연대는 포털 정치 사이트(agora.media.daum.net)를 통해 네티즌과 함께 '생활 공약 1천개 모으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20일 현재 500여개의 공약 글이 게시될 만큼 네티즌 반응이 뜨거운 가운데 이 단체는 조회 수, 댓글 수, 추천수를 참조하고 공익성과 사회성을 고려, 생활 공약 5개를 1차로 선정했다. 베스트 생활 공약은 △휴대전화 요금, 특히 무선데이터 요금 내려주세요 △고위공무원에게 경차를 △중학교 의무교육 맞나? 학교운영지원비 폐지해야 △은행 현금인출기 수수료 내려주세요 △노숙인을 위한 '공중 샤워시설' 어때요? 등이다. <부산일보 인터넷판, 11. 20 designtimesp=765 designtimesp=17669>
대선시민연대의 생활 공약 캠페인은 대통령선거를 국민의 축제로 만드는 신선한 발상이다. 아직 정책선거를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최근의 KBS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직 절반의 국민이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많은 국민들은 여전히 후보들을 품평하고 있는 중이다. 후보를 바꿀 의향도 있다는 응답도 절반에 가깝다. 나와 우리 사회의 삶이 맑고 건강하게 하여줄 공약을 제시하는 정당과 후보는 누구인가, 이런 질문에서 정책선거는 출발한다. 대선시민연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www.manifesto.or.kr) 등에서 제공하는 정책 검증 활동을 눈여겨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조금은 귀찮겠지만, 내 삶이 행복하고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바란다면 마땅히 지불해야 할 수고이다.
종교지도자들이 지난 11월 9일 모임을 갖고 ‘바르고 깨끗한 선거실현을 위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불교 등 7개 종교지도자들은 호소문에서 “아직도 지연·학연·혈연과 같은 연고주의에 끌려 투표하고, 자신의 의견이 상대방과 다르다고 하여 적대시하거나 무시하는 등으로 축제의 마당이 되어야 할 선거가 불신과 반목의 장이 되기도 합니다”라고 우려를 표시하고, 다음의 세 가지 사항을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첫째, 민주사회 발전과 국민화합을 위해 바르고 깨끗한 선거실현에 우리 모두 동참합시다. 둘째, 올바른 선택을 위해 주인의식을 가지고 후보자의 정책·정견을 꼼꼼히 살펴보기에 우리 모두 함께 합시다. 셋째, 유권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합시다.”
최소한 위의 세 가지 사항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질 때 정책선거에 다가가는 것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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