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환 (법명 性經) (주)조계종출판사 초대 사장.
“불교 출판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IT분야 사업 진출 등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이 더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설 수 있도록 사업을 확장하겠습니다.”

김용환 (주)조계종출판사 초대 사장이 6월 21일 교계 기자들과 만나 조계종 출판사의 향후 운영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개인사업자 형태로 운영되던 출판사를 주식회사로 변경한 배경 등을 설명했다.
김용환 사장은 우선 “부처님의 가르침과 불교문화를 대중에게 전하는 방편은 다양하지만, 이제까지 문서나 간행물로 전하는 방법이 큰 비중을 차지했었다”면서 “전달매체나 방법 등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이에 따른 능동적 대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이 말한 ‘능동적 대처’는 IT를 기반으로 한 불교출판의 새로운 시장개척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였다. 김 사장은 “젊은 세대가 책보다는 IT기반의 각종 첨단 기기들에 더욱 익숙해지는 현실에서 인쇄 간행물 일변도의 전달방법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전하는 방편으로 활용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더불어 다양한 IT기기들에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 대중들의 불교에 대한 관심에 그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전자북’ 사장의 개척을 예견케 했다.

김 사장은 불교출판 시장이 서적물 간행에 머무르고 있는 부분을 (주)조계종출판사가 앞장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더불어 김 사장은 이를 위한 출판사 조직의 확대와 개편이 따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사장은 출판사를 개인사업자 형태에서 주식회사로 전환한 주된 이유를 “종단 내 발행되는 서적 등 간행물이 외부 출판사에 의해 이루어지는 현실”을 들었다. 열반하신 법정 스님 등 많은 스님들의 책이 불교계 출판사에서 발간되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많은 스님들의 저작물이 종단 밖의 다른 경로를 통해 간행돼 아쉬운 점이 있다”면서 “스님들의 저작물 발간 취지와 저자의 의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만큼 수용도가 높을 것이며, 이를 통해 출판 시장의 시야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또 “종단과 산하단체, 사찰 등의 인쇄물과 간행물들의 발행 창구를 일원화하겠다는 33대 집행부의 정책적 의지를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여 불교출판 시장의 경쟁구도를 예고했다.

개인사업자로 운영할 때는 약 35%의 세금을 물어야 하지만, 주식회사는 약 20%의 세금만 과세되는 점도 주식회사 설립을 추진한 배경으로 설명했다. 더불어 포교원장 명의의 개인사업자인 경우 원장 스님이 교체되면 기존 사업을 폐업하고 새 사업자등록을 내는 등의 어려움도 주식회사 설립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주식회사 전환 이전의 조계종 출판사의 지난해 매출은 약 26억 원. 이중 8억 원의 달력 매출과 5억 원의 제작물 매출을 제하면 도서 출판 분야 매출액이 12억 8,000만 원여에 이른다. 전체 수익 4억 원 가운데 포교비를 제하면 약 2억 원의 수익을 남기고 있다는 게 출판사 측의 설명이다. 김 사장은 “그동안 최승천 부장 등 많은 직원들이 노력해 출판사가 많이 성장했다”면서 “앞으로 주식회사 형태의 출판사는 성과급 지급 등도 고려해 수익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주식회사로 전환된 만큼 수익사업에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수익 부분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며 “상당수의 간행물이 외부에서 발행돼 불필요하게 종단 밖으로 지출이 이루어지는 부분이 있어 이를 흡수해 수익을 종단 내부로 환원해 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수익 사업에서 종단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소규모 출판업체들과 충돌하지 않고 종단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종단만이 할 수 있는 사업으로 ‘팔만대장경 목판본 출간 사업’을 예로 들어 눈길을 끌었다. 김 사장은 “팔만대장경 목판본은 일제 때 인경해 일본과 현재 북한 보현사에 보내진 이후 원판이 인쇄된 적이 없다”면서 “많은 학자들이 팔만대장경 목판본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고, 대장경의 현황을 점검하고 보존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팔만대장경 목판본 인경 출판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사장은 조계종출판사의 주식회사 전환이 가뜩이나 시장이 좁은 출판시장에서 영세한 불교출판사들의 영역을 침범해 독과점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김 사장은 “조계종출판사는 여느 불교출판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없다”면서 “영세한 출판사들이 기획하지 못한 분야를 새로이 개척해 기존 시장 영역에서는 경쟁을 하지 않고, 충돌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출판사의 사명을 조계종 출판사로 한 것은 출판사의 공공성과 설립목적을 분명히 하기 위함”이라면서 “근본 설립 취지에 맞추어 종단 산하 단체로서 공공의 목적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조계종출판사의 초대사장으로 임명된 김용환 사장(법명 性經)은 1952년 생으로 1971년 수덕사 덕수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5년 법주사에서 석암(錫岩)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하고, 해인사 강원을 나와 20여년 간 출가자로 살았다. 1986년 미국 시카고 불타사 주지로 지내던 중 환속해 도서출판 (주)화인 대표 등을 역임하는 등 20여년간 출판업에 종사했다.
20년간 출가했던 이력에서 보듯 종단 내 중진 스님들과의 인연이 넓고, 특히 교육원장 현응 스님과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 스님 등과의 친분이 깊다.

조계종출판사는 주식회사 전환에 따라 기존 개인사업자 형태의 사업은 청산했다. (주)조계종출판사는 설립자본금 3억 원으로 출범해, 조계종 총무원장과 포교부장, 재무부장이 당연직 이사로, 기획실 감사국장이 당연직 감사로 참여한다. 특히 조계종출판사의 주식회사 전환은 종단 수익사업 확장을 위한 첫 사업이어서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이사회 전원이 종단 집행부가 참여하고, 사외이사가 없으며, 사장 역시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아 독립성과 투명성 제고에 소홀했다는 지적과 주식회사 전환의 의미가 퇴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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