聞說如來頓敎門  문설여래돈교문
恨不滅除令瓦碎  한불멸제영와쇄
作在心 殃在身   작재심 앙재신
不須怨訴更尤人  불수원소갱우인
欲得不招無間業  욕득불초무간업
莫謗如來正法輪  막방여래정법륜

여래의 최상 법문 들어도 아득하여,
못 믿고 비방하여 방해함을 한탄하네.
마음이 업을 짓고 고통은 몸이 받네.
남들을 원망 말고 자기를 반성하라.
지옥에 들어갈 일 부르지 않으려면,
여래의 바른 법을 절대 비방 말라.

만약 자성을 깨달으면 바로 부처라는 돈오의 법문을 듣더라도 오히려 그것을 부정하여 방해함을 어찌하랴. 모든 죄업을 짓는 것이 남이 시키는 것이 아니며 스스로 내 마음이 욕심내고 성내고 인과응보를 믿지 않는 어리석은 마음으로 죄업을 지으나, 그 업인으로 해서 뒤에 과보를 받을 때 그 고통은 어떤 모양이던 간에 몸으로 받게 되는데, 이것이 다 스스로 지어서 자기가 받는 것이므로 인과를 믿고 그것을 남의 탓으로 돌려서 원망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그처럼 짓는 갖가지 죄업 가운데서도 가장 중대한 죄업은 불교의 정법을 불신하고 비방하거나 파괴하는 죄 그리고 오역죄 등이니 이 같은 죄업을 지으면 반드시 무간아비지옥에 떨어지는 과보가 따른다.

▲돈교(頓敎) - 교문(敎門)에서는 교법을 돈교·정교·비밀교·부정교 등으로 나누어 말하나, 선문(禪門)에서는 이것을 모두 점교(漸敎)라 하며,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라 하는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의 선법을 돈교라 한다.
▲작재심(作在心) - 작은 작업이라는 뜻 즉 일체의 모든 선업이나, 악업을 짓는 작업은 그 근원이 분별심에 있는 것이다.
▲무간업(無間業) - 한번 들어가면 벗어날 기약이 없고 거기서 받는 고통 또한 끊일 적[無間斷]이 없는 무간아비지옥에 떨어지는 죄업을 말한다.
▲오역죄(五逆罪) _ ①아버지 죽인 죄 ②어머니 죽인 죄 ③아라한 죽인 죄 ④부처님을 상해한 죄 ⑤불법을 파괴한 죄.
▲정법륜(正法輪) - 범어의 Dharmacakra를 법륜이라 번역하며, 부처님의 교법을 가리킨다. 즉 부처님의 가르침이 중생의 번뇌 망상을 깨쳐 없애주는 것이 마치 전륜성왕의 윤보(輪寶)가 늘 굴러가면서 모든 삿된 것을 부수어 가는데다 비유한 것.

[해제]

영가 스님은 『증도가』에서 선문(禪門)이야말로 계단을 올라가듯 점차로 수행해가는 정교의 문[漸門]이 아니라, 이러한 점차적인 단계를 단번에 뛰어 넘어서 진실한 세계에 바로 들어가서 깨달음의 경지 즉 부처님의 세계를 체험하게 하는 돈교의 문[頓門]임을 밝히고[爭似 無爲實相門 一超直入如來地] 있는데, 이러한 부처님의 경지에 대번에 깨달아 들어간다고 하는 법문[如來頓敎門]을 듣게 되면, 그것을 믿지 아니하고 허망한 분별에 사로잡히고 어두운 마음에 깊이 빠져 있는 까닭에 오히려 그것은 삿된 가르침이라고 할 뿐만 아니라 삿된 가르침이라고 배격하며 그것을 기왓장을 깨부숴버리듯 없애버리지 못함을 한탄한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우려가 공연한 것이 아님을 입증하는 사실이 영가 스님의 후세에 있었음을 볼 수가 있었으니, 그 예를 하나 보기로 하자. 참선수행자들의 제접에 가장 준엄한 솜씨를 보인 것으로 유명한 임제의 할[臨濟喝]과 비견되는 덕산의 방[德山棒]으로 회자되는 덕산선감(德山宣鑑·782∼865) 선사의 속성은 주(周) 씨였다. 어려서 출가하여 율장을 깊이 연구하였고, 교학연구에 통달하여 특히 『금강경』을 강설함이 능하였으므로 세상 사람들이 그를 ‘주금강(周金剛)’이라 호칭하였다.
그는 남방에서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을 종지로 삼는 선종사상이 성행하고 있음을 듣고 크게 노여워하며 말하기를 “8만 4천의 경전에서 한결 같이 밝히기를 보살도를 행하여 성불하기에 이르기까지는 3아승지겁의 수행기간이 필요하다 하였거늘, 단번에 마음을 깨쳐 부처를 이룬다는 허황된 소리를 하는 자들이 있다 하니 내가 남방으로 가서 삿된 무리들을 여지없이 논파하여 경전에도 없는 헛소리들을 쓸어버리고 불법을 바로 세우워 세상을 편안케 하리라” 하고 자기가 직접 지은 『금강경소초(金剛經疏秒)』를 등에다 짊어지고 남방으로 내려갔다.
도중의 어느 날 점심때가 되었을 무렵 길목에서 떡판을 펼쳐놓고 있는 노파를 만나자 주금강은 노파에게서 점심 요기를 하기 위해 떡을 살려고 하였다. 노파가 그에게 묻기를 “그 등에 짊어지고 있는 것은 무슨 책이지요?”“네 이것은 『금강경소초』라고 하는 책이지요.” 노파가 말하기를 “그럼 내가 『금강경』에 대한 질문이 있으니 만약 스님께서 바로 대답을 한다면 이 떡을 그냥 들여서 요기를 충분히 하도록 하겠지만, 만약 대답을 못한다면 떡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하는지라 주금강은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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