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하루에 4만 8,000가지의 생각을 한다. 단 하루 동안에 말이다. 심리학자들의 연구결과다. 시간당 2,000가지의 생각이 머릿속에서 엉클어진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 이리도 많을까? 대부분이 지나간 과거에 대한 후회, 오지 않을 미래에 대한 걱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에 집중하는 생각은 별로 없단다.

전현수의 《정신과 의사가 붓다에게 배운 마음치료이야기》(이하 마음치료 이야기)는 ‘당신의 불안한 마음에 대한 정신의학적 지침서’이다. 정신과 의사인 지은이는 과거의 일에 얽매일 때, 미래에 일어날 일을 걱정할 때 우리 마음은 안정을 잃는다고 말한다.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기를 기다리는 것은 빨간불이 들어온 동안은 안좋다는 불안한 마음을 내포한다. 사람들은 불이 바뀌기를 기다린다. 빨간 불이 들어와 있는 동안은 필요 없는 시간이고, 안 좋은 시간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초조해 한다. 방학을 기다리는 것과 같다. 기다리는 동안은 좋은 것이 아니다. 기다리는 시간은 긍정적인 시간이 아니다. 지은이는 무언가를 기다리지 않는 삶으로서의 전환이 성공과 행복을 가져온다고 강조한다. 마음의 갈등이나 아픔을 긍정의 에너지로 바꾸는 방법은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다. 기다림 후에 있을 일을 미리 걱정하기 보다 기다리는 순간을 긍정적으로 집중하자는 게 저장의 생각이다.

전현수는 현재에 집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명상’에서 찾았다. 명상을 통해 현재에 집중하고 마음의 고요함과 안정을 얻는다. 현재에 집중하면 과거의 일에 집착과 부담에서 벗어난다. 미래에 대한 걱정 역시 불필요한 상상을 줄여 우리의 에너지를 현재에 집중하게 된다고 전현수는 강조한다.
저자는 이런 생각을 불교를 통해 알았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전공의시절 불교를 접했다. 불교와의 첫 만남은 개인의 정신적 안정을 위한 것이었지만 차츰 공부가 깊어지면서 병원 문마저 닫고 수행의 길을 찾기도 했다. 2003년 1달간 병원문을 닫고 저자는 미안마로 가 위빠사나 선원에서 단기출가한다. 단기출가 후 저자는 결국 1년 동안 수행과 여행을 통해 위빠사나 수행이 환자들의 정신치료에 큰 효과가 있음을 안다.

전현수의 《마음치료이야기》는 환자들의 동의를 얻어 마음치료에 위빠사나 수행을 접목하고, 이를 통한 효능과 효과를 사례를 통해 정리했다. 책 내용의 대부분이 환자들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어서 실제적이다. 저자는 불교의 것이지만 보편적인 것에 눈을 뜨고 현실에 접목한다. 순간 집중을 통한 마음 치료는 정신치료를 위한 보편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1장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알고 있으면 우리도 행복하고 주위 사람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우리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는 공감, 전이, 초심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2장은 저자가 수행을 통해서 알게된 사람들의 정신적 문제를 치유하는 데 활용하는 세상의 이치, 몸과 마음의 본질과 상호관계, 후회의 본질, 명상의 본질과 이득을 담았다.
3장에는 불안 정신적 신체적 고통, 불면증, 자살의 위험성, 이성에 대한 욕망 등을 극복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치유에 꿈을 활용하는 것과 최면을 통해 떠올린 기억과 정신의학적으로 본 윤회에 대해 고찰한다.
4장은 불교에서는 우리 존재를 어떻게 보고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는지, 붓다가 제시하는 여석 가지 단계적인 가르침과 그 정신치료적인 유용성, 불교경전의 번뇌해결법, 인간관계의 지혜를 정리했다. 마지막장인 에필로그에는 바쁜일상에서 어떻게 수행할 수 있는 지 방법도 고민한다.
전현수/불광출판사/13,800원

■ 전현수는?
1954년 부산생이다. 경남고와 부산대 의대를 나와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신경정신과 수련을 받고 전문의가 되었다. 불교와 본격적으로 만난 것은 전공의 2년차 때다. 불교수행과 공부를 통해 경험한 보편적 지혜를 정신치료에 응용하는 데 힘썼다. 미얀마에서의 위빠사나 수행 이후 불교, 심리학, 정신의학 전공하는 사람들과 모임을 만들어 공부하토 토의하며 정신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한 노력에 힘썼고, 이 모임을 싹으로 2007년 ‘한국불교심리치료학회’를 만들었다. 《울고 싶을 때 울어라》《노동의 가치, 불교에 묻는다》 등의 책을 썼고 《붓다의 심리학》을 함께 번역했다.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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