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리장엄구일괄

불교중앙박물관, 부처님오신날 기념
오는 13일 오픈, 6월 13일까지 전시


경주 불국사 석가탑 탑신부에서 발견된 세계 최고(最古)의 통일신라 때 불경인쇄본(佛經印刷本)인 《무구정광대다리니경》이 일반에 공개된다. 더불어 석가탑 중수문서를 포함한 국보 216호 석가탑 사리장엄구 일체 40건도 소개된다. 특히 석가탑에서 발견된 세 종류의 ‘묵서지편’은 성격과 보존처리 후 처음 공개된다.

불교중앙박물관(관장 범하 스님)과 불국사(주지 성타 스님)는 불기2554(2010)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해 ‘ 2010년 불국사 석가탑 사리장엄구(국보126호) 특별전’을 5월 13일 오후 3시에 오픈한다. 오는 14일부터 6월 13일까지 한달간 불교중앙박물관 전시실에서 전시된다.

▲ 무구정광대다라니경

이번에 전시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불경 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지난 2009년 12월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조계종단으로 이관된 이후 첫 전시이다. 더불어 석가탑 사리장엄구 일체 40건 역시 보존처리 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되는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불교중앙박물관 이분희 팀장은 “이번 전시는 모든 불자 및 대중들에게 석가탑 사리장엄구의 조계종단 반환을 축하하고, 법사리인 경전을 포함한 석가탑사리장엄구의 친견을 통해 부처님오신날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교중앙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부처님의 사리를 장엄하는‘사리장엄(舍利莊嚴)’의 의미를 대중들에게 쉽게 인식시키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 사리장엄구 세트

‘2010년 불국사 석가탑 사리장엄구(국보126호) 특별전’은 ‘사리신앙과 사리장엄구’와 ‘법사리 신앙’, ‘중수문서’ 등 세 부문으로 구성했다. 우선 ‘사리신앙과 사리장엄구’를 첫 공간에 전시한다. 이 전시실은 탑 안에 사리를 모시기 위해 조성된 사리장엄구에 대한 이해의 공간으로 꾸며진다. 

이분희 팀장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입멸 후 부처님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만들어진 탑은 사리를 봉안하고 장엄하는 기구로 불법의 상징”이며 “통일신라시대의 불국사 석가탑 사리장엄구는 이러한 사리신앙의 바탕 하에 조성된 것으로, 석가탑 사리장엄구의 역사적·예술적 가치를 알 수 있도록 전시공간을 꾸몄다”고 설명했다. 이사리신앙과 사리장엄구 전시실에는 금동제 사리외함, 은제 사리 외합·내합, 금동제 방형사리합 외 기타 공양품 등 섬보문화재들이 전시된다.

▲ 금동제사리외함
두 번째 공간에는 ‘법사리신앙’의 이해를 돕는 전시에 중점을 뒀다.
법사리 신앙은 통일신라시대에 들어오면서, 진신사리가 아닌 부처님의 말씀인 법사리(불법, 경정)이 하나의 신앙형태로 자리 잡게 된다. 석가탑에서 발견된 두 종류의 경전인 통일신라시대의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보협인다라니경》에는 탑을 세우고 수리하는 공덕이 적혀있다. 특히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세계최초의 목판인쇄물로 그 가치를 주목받고 있으며, 《보협인다라니경》 역시 이 경전을 최초로 사경한 것으로 두 유물은 과거의 법사리 신앙을 대표하는 유물이다.

▲ 금동방형사리합
세 번째 공간은 처음 공개되는 ‘묵서지편’ 세 종류를 부각하는 ‘중수문서’ 공간으로 구성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그동안 ‘묵서지편’은 상세한 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석가탑에서 나온 유물중 산화된 종이덩어리였던 ‘묵서지편’은 2000년대 보존처리결과 《보협인다라니경》과 고려시대의 중수기록을 담은 세 종류의 중수기로 밝혀지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불국사무구정광탑중수형지지(1024년)’과 ‘불국사서석탑중수형지기(1038년)’, ‘불국사탑중수보시명공중승소명기(1038년)’ 등 세 종류의 중수기에는 중수 과정과 발견된 사리장엄구, 추가로 납입된 공양품, 중수에 참여한 인원들이 남아있어 역사적으로 고려시대의 불국사의 위치나 사찰 운영들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 무구정광대다라니경

석가탑이 건립된 때는 751년으로 학계의 이견이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번에 전시되는 ‘중수 문건’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석가탑에 유물이 여러 차례 추가로 납입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특히 중수 문건에는 지진으로 인해 석가탑을 중수했다는 기록과 함께 각종 공양품 등 유물들이 추가 납입된 시기도 추정가능하게 됐다. 또한 중수 문건에서 ‘유가불국사’라는 문구가 나와 불국사가 법상종 계열의 사찰이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불국사 중수 기록에는 당시 불국사에 살던 스님들의 소임이 적혀 있어 당시 시대상과 경제상, 승가 운영에 대한 연구도 가능케한 유물이어서 그 중요성을 짐작케 한다.

▲ 은제사리내합
불교중앙박물관 학예사무국장 현담 스님은 “무구정광대다리니경이 종단에 반환됐으나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면서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종단이 보유한 성보문화재를 널리 알리고, 석가탑사리장엄구 친견을 통해 초파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담 스님은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등이 종단에 반환되면서 일부에서 종단 운영 성보박물관의 보존 능력 및 전시 수준 등을 의심했으나, 이번 특별전을 통해 문화재 보존 및 관리에 관한 신뢰를 확보하고 일부의 우려를 일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유리소옥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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