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접한 티베트 밀교, 특히 후기 밀교는 사실 타락한 형태의 대승불교로 보는 경우가 많다. 보통 좌도 밀교라고도 부를 만큼 ‘성(性)스러운 부분’이 오해의 근원이다. 하지만 또 다른 쪽에서는 21세기 인류를 구원할 복음이라는 예찬도 존재한다. 티베트 밀교는 사실 우리들이 지근거리에서 접한 불교는 아니다. 각종 의식에서 진언을 외우는 것 역시 밀교의 영향이라고는 하지만 깊은 공부는 부족했다.

티베트 불교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졌다. 《티베트 사자의 서》나 달라이 라마의 많은 저서들이 독자들에게 접해지고 있다. 달라이 라마의 불교가 티베트불교이며, 밀교이다. 하지만 대승불교의 정수라고 하는 밀교는 한국불자들에게 낯설다. 밀교를 전하는 서적들도 그리 많지 않다. 1977년말 석지현 스님이 쓴 《밀교》가 일반 독자들에게 전해진 밀교 관련 첫 저적으로 전해진다. 이후 1990년대 들어서 밀교 서적들이 번역돼 소개됐고, 2009년 약 50종의 밀교 서적이 출간됐다.

하지만 국내 소개된 티베트 관련 서적들은 인도 후기밀교를 이어받은 티베트 불교의 일면의 특징을 전달하지만, 티베트 불교의 맥락을 이해하기에는 부족했다. 특히 ‘후기밀교’는 거의 언급하지 않아 밀교 전체를 이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나카 기미아키의 《티베트 밀교 개론》는 인도에서 불교가 사라진 13세기 이후, 고도로 발달한 인도 후기밀교를 잇는 유일한 나라가 된 티베트의 역사와 문화, 풍토 등을 고려해 티베트 밀교를 밀교가 인도의 불교에서 역사적으로 발전해 온 맥락과 함께 종합적·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지은이 다나카 기미아키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밀교가 인도불교에서 역사적으로 발전하여 생겨났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밀교 해석에 있어서 일본과 티베트가 차이가 있는 것은 인도밀교가 발전하는 과정의 각기 다른 단계에서 그것을 수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티베트 밀교의 현황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이 일본의 중기밀교와 어떻게 다르며 역사적으로 어떻게 발전했는가를 종합적·과학적인 관점에서 설명하려 한다. 이런 관점에서 쓰여 진 티베트 밀교안내서는 일본에서만이 아니라 세계에서도 처음이라 할 수 있다”

옮긴이 유기천은 “불교이론과 수행법이 원시불교로부터 소승·대승진언승(중기)을 거쳐 금강승(후기)으로, 다시 구생승, 시륜승으로 가장 정교하게 진화하여 완성된 티베트 밀교에 대한국내 서적들은 너무 순서가 없고 체계가 없어보인다. 단 한 생애 동안의 수행 끝에 성불하여 즉신성불의 실질적 가능성을 입증해온 밀라레빠가 ‘진언승의 지름길’이란 표현을 사용했듯이, 독자는 중기밀교인 진언밀교의 이론과 수행법을 어느 정도 이해한 후에 이 책을 참고하여 후기밀교의 체계를 개략적으로라도 파악하고 공부, 수행을 이어가면 좋을 것”이라고 다나카 기미아키의 《티베트 밀교 개론》를 추천했다.

출판사는 “티베트 밀교에 관심 있는 독자는 색인과 본문을 참고해서 그것들의 개념과 맥락을 알기만 해도 이후의 공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독자가 티베트 불교의 어느 부분을 어떤 식으로 공부하든 그것의 방향과 위치를 파악하는 데 필요불가결한 기본 좌표가 되어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다나카 기미아키/유기천 옮김/불광출판사/15,000원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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