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머니에 쏙 들어갈 만큼 작은 수지 독송용 《금강경》을 출간했던 BBS불교방송 자비의 전화 진행자 송강 스님(서울 개화사 주지)이 이번에는 포켓용 《금강경》의 형뻘인 표준크기의 《금강경》을 선보였다.

편집의 완성도가 높은 송강 스님의 《금강경》시리즈는 경전류 답지 않게 표지 사진으로 재불 현대화가 방혜자 씨의 ‘마음의 빛’을 썼다. 디자인의 완성도에 힘을 기울인 노력이 돋보인다.

우주의 근원적 존재로서 ‘빛의 세계’를 탐구해 온 방헤자 씨의 그림은 《금강경》이 전하는 근본정신과 그 맥이 맞닿아 있어 보인다. 경전의 핵심이 그림으로 표현된 듯해 더욱 새롭고, 책만 읽는 게 아니라 작품을 감상하고 그 평을 경전을 통해 듣는 느낌이 든다.

송강 스님의 《금강경》은 특히 제본 방식이 특이하다. 일반 서적이 대부분 접착제를 써 책을 제본한 데 비해 송강 스님의 《금강경》은 대학노트에서나 볼 수 있는 스프링으로 제본해 책장을 넘겨보기 매우 편하다.

송강 스님은 “기존에 발간한 포켓용 《금강경》이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작은 크기라 예쁘고, 한 권쯤 가지고 다니고 싶다는 의견은 많았지만, 장시간 독송하거나 학습하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는 의견이 많아 큰 사이즈의 《금강경》을 출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송강 스님의 《금강경》은 우선 경전으로 보이지 않는 게 장점이다. 경전류의 딱딱하고 무거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가벼우면서도 품위가 있다. 방혜자 선생의 그림과 송강 스님의 간경한 문체가 제법 어울린다.

이 책은 특히 불교경전의 현대화라는 화두에 천착한 듯하다. 불교의 핵심 사상을 담고 있는 경전중의 경전인 《금강경》을 현대의 말로 간결하면서도 힘찬 문체와 아름다운 구절들을 조합시켰다. 군더더기가 없다. 그래서 의미가 명쾌히 전달된다. 불교를 모르는 이가 봐도 제법 끄덕여 질만 하다.

송강 스님은 “한문을 번역한 한글과 하나하나 연결 짓는 구조를 통해 어떤 한자가 어떻게 번역되었는지 제시하려해 의미를 명확히 하는 데 힘썼다”고 강조한다. 단어에 대한 뜻풀이와 번역의 근거와 그에 대한 해설을 제시해 의문점을 풀도록 배려했다.

송강 스님의 《금강경》은 무엇보다도 색과 서체의 아름다움이 편안한 읽기를 돕는다. 문자의 크기와 색을 구분해 배치해 중요한 부분과 필요한 부분에 대한 탐색이 쉽고 편하다.

송강 스님 편역/방혜자 그림/도서출판 도반/15,000원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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