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 소년이 사찰 수련회에 참석했다. 졸린 눈을 부비며 새벽예불에 동참했지만, 법당에 앉아서는 꿈과 생시를 오가며 헤맸다. 비몽사몽간에 들린 범종 소리와 이어지는 스님들의 예불소리에 사춘기 소년은 감동에 벅찼다. 소년은 이 인연으로 불자가 됐고, 불교학 박사가 돼 불교의 대중화에 힘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신행생활 속에서 뛸 듯이 기뻐한 적도 있었고, 한없이 괴로워한 적도 있었다. 거센 물결처럼 요동치는 신행생활 속에서 부처님께 다가가고자 힘겹게 붙잡은 것이 몇 가지 있다. 그것이 열두 가지 주제의 글이 되었다”

목경찬의 《부처님께 다가가는 방법》은 저자 스스로가 사춘기에 불교와 인연을 맺어 그동안 신행생활을 하면서 부딪혔던 어려움을 풀어낸 노하우가 담긴, 초보불자들의 마음을 헤아린 책이다. 목경찬은 책 앞머리에 자신의 신행생활 초기의 힘듦을 되돌아보고, 이를 해결해 가면서 열두 가지의 주제로 정리하며 터득한 초보불자 탈출방법을 알려준다. 《부처님께 다가가는 방법》은 한 마디로 “초보불자들이여 더 이상 헤매지 말자”는 취지를 적극 반영한 책이다.

목경찬이 터득한 초보불자 탈출법은 믿음, 하심, 발보리심, 기도, 참회, 발원, 신통, 선지식, 역경, 도량, 연기법, 불성 등으로 신행생활에서 처음 접하는 현실적 문제에 대한 답을 자신이 헤맨 경험을 다른 초보불자들은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지은이 목경찬은 열두 가지 주제를 이렇게 설명한다.
목경찬은 우선 불교와 인연 맺기의 시작은 믿음, 하심, 발보리심이라고 말한다.
“믿음, 하심, 발보리심은 여러 스님들이 강조한다. 불자라면 이 세가지를 명심하라 했다. 모든 것의 시작인 믿음, 자신을 비우는 하심은 불교 공부의 시작이다. 또 부처님 제자라면 깨닫고자하는 마음으로 정진해야 한다는 마음을 내는 것이 발심이다.”

목경찬은 또 실천이 중요한 불교에서 기도, 참회, 발원은 신행생활의 중심이라고 강조한다. “간절함으로 기도하면 부처님은 어느 순간 우리 곁에 와 계신다. 참다운 참회를 할 때 새로운 삶이 시작되고, 발원은 중단 없는 신행생활의 힘이 되며 희망과 긍정의 갑옷이다.”

목경찬은 신행생활에서 신통, 선지식, 역경, 도량에서 좌절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지혜의 눈을 흐리는 신통, 무엇이 바른길인지 판단이 힘든 상황에서 도움 줄 참스승인 선지식을 만난다는 것의 어려움, 역경 속에서도 희망이 담겨있음을 알아차리기까지의 시간, 긍정의 마음을 가질 때 지금 숨 쉬고 살아가는 이 자리가 부처님의 가르침과 함께하는 도량이라는 것을 목경찬은 초보불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한 마디로 본인이 헤맨 경험을 전하면서 다른 법우들은 헤매는 시간을 절약하기를 바란다.

불교의 핵심교리도 전한다. 신행의 나침반인 교학을 불교학개론이 전하는 방법과 달리 신행생활에서 이해 가능하도록 정리한다. 신행생활의 핵심인 연기법과 불성, 연기법을 통해 다름을 이야기하고, 분별없는 마음, 모든 것을 내려놓은 그 자리를 불성이라고 강조하는 목경찬의 이야기는 불자로서 살아온 신행생활의 공력이 그대로 담겼다.

목경찬은 외형적인 모습으로 신심을 단정 짓는 현실을 단호히 거부한다. 믿음은 스스로 마음을 살펴보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평가내리고 재단할 것이 아니라는 게 목경찬의 생각이다. 남에게 신심이 없다는 등의 이야기는 매우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목경찬은 강조한다. ‘내가 하면 신심이고, 네가 하면 맹신’이라는 ‘아상 중심적 옳음’이 담긴 생각을 목경찬은 경계한다. 또 “가방끈이 긴 사람일수록 부처되기 힘들다”는 말을 돌이켜 보면 “끊임없이 자신을 낮추라고 경책하는 장군죽비로 받아들이라”는 의미로, 목경찬은 하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목경찬의 《부처님께 다가가는 방법》은 그동안 불교용어를 풀이하고, 어려운 교리를 알기 쉽게 풀었다며 전문지식을 나열한 여느 책과는 달리 정말 불교를 처음 접했을 때 많이 듣고, 겪는 어려운 이야기들을 세심하게 설명해 나침반 역할을 자처한다.

목경찬의 《부처님께 다가가는 방법》은 디자인도 심플하고, 요즘 젊은 사람들의 구미를 당기게 끔 만들었다. 불교서적이라고 여길만한 구태한 색상을 선택하지 않았고, 퍼플색상을 메인으로 잡아 신선하고, 동화책을 접하는 듯 가볍다. 표지의 일러스트는 감수성이 풍부한 20대의 여성 작품같다. 하지만 저자의 사춘기처럼 불교와 인연을 맺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청년불자의 작품이란 사실이 인상적이다. 지하철 안에서 한 손에 들고 편히 읽어도 좋겠다. 버스에서도 읽기 편하겠다. 책은 무겁지 않고 두껍지 않다. 내용 역시 쉽게 읽기 좋다. 목경찬의 《부처님께 다가가는 방법》은 긍정적이다. 불교를 제대로 보는 안목을 키우는 데도 부족함이 없다. 목경찬은 부처님을 밖에서 찾지 말고 내 안에서 찾으라고 조언한다. 스님들이 항상 강조하는 애기지만, 왜 그런지는 책을 통해 확인해 보자.

목경찬/조계종출판사/10,000원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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