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을 강단에서 강의하며 학문의 길을 걸어온 한보광 스님이 일상을 젖어드는 청계산의 아름다움과 연꽃의 향내를 맡으며 수줍게 속내를 적었다. 국내 ‘정토학’의 권위자인 스님의 글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문체가 서정적이고 수줍다.

한보광 스님의 《연꽃이 피었습니다》는 수줍은 연꽃에 어린 물방울처럼 영롱한 마음이 담겼다. 스님은 자신이 글을 쓰게 도니 배경을 성장과정과 환경에서 찾았다. 비교적 조용하고 차분히, 종은 산세를 배경으로 살아 그 마음이 글에 담긴 것이라 여겼다. 청계산이 너무 좋아 다른 곳에서는 살 수 없다는 스님은 청계산이 사시사철 좋지 않은 때가 없다고 자랑한다. 해마다 계절 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청계산자락의 ‘정토사’ 주지인 스님은 사실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정토학 전문가이다. 번역서와 저서만도 십 수권이다. 수많은 한문 경전과 일본 원서들을 보며 강의하고 저술에 힘쓴 스님이 이번에는 에세이를 냈다. 스님에게 잡문을 책으로 낸 것은 첫 경험이다.

아침마다 청계산을 보고 합장하며, 봉우리에 ‘와불봉’이라고 이름을 붙였다는 스님은 유난히 연꽃을 사랑한다.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기도 하지만, 스님 만큼이나 연꽃을 사랑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다. 도량에 핀 연꽃을 보면서 소박한 기쁨을 찾고, 연꽃과 대화하고, 정을 나누는 스님은, 연꽃이 우리에게 주는 소중한 깨달음의 의미를 배우고 삶속에 실천하며 살고자 그동안 써놓았던 많은 글들을 엮어 책을 냈다.

출가자로서 소박하면서 잔잔한 일상의 내용을 담아내고 있으며, 잊지 못할 그리운 분들과의 인연이야기들, 오랫동안 몸담았던 학교생활의 추억이 한껏 배어 있는 글들, 불교 종책에 대한 제안의 글 등 다년간의 다양한 소재거리로 풀어낸 글들이 가득하다.
수행승으로, 학자로, 때로는 논설위원으로 다양한 시선을 가지고 일상의 이야기들을 담아낸 이 책은 독자가 읽기에 걸림이 없는 시원한 매력이 있다.

연일 카메라 속에 연꽃을 비롯한 주변의 소담한 일상을 담았던 스님의 열정과 노고로 인해, 우아하고 아름다운 연꽃의 자태와 주변의 정겨운 모습들을 담은 사진이 함께 실려 독자들에게 또 하나의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 책의 사진은 모두 보광 스님이 직접 찍은 것이다. 사진이 순수하고, 기교가 없다. 보이는 대로 그대로 찍어 신선하다. 연꽃과 같이 향기가 살아있는 에세이집에 기교없는 사진이 잘 구성됐다.

보광 스님/여래장/15,000원

서현욱 기자

􄤧 지은이 한보광

경북 경주시 모량리에서 출생
경주 분황사에서 득도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및 대학원 졸업
일본 불교대학에서 문학박사 취득
일본 경도대학 인문과학연구소 연구원
동국대학교 정각원장, 대외협력처장,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장,
불교대학원장, 그리고 EBTI(국제전자불전협회) 회장 역임
현재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
청계산 정토사 주지
대각사상연구원장
한국정토학회 명예회장
동국대학교 전자불전문화재콘텐츠연구소장
일본 인도학불교학회 이사
조계종 제14대 중앙종회의원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

􄤧 저서 및 역서
《龍城禪師硏究》, 《淨土敎槪論》(坪井俊映著),
《新羅淨土思想の硏究》(일본판), 《禪과 日本文化》(柳田聖山著),
《信仰結社硏究》, 《禪淨雙修의 展開》(藤吉慈海著) ,
《日本禪의 歷史》, 《淨土三部經》, 《般舟三昧經》,
《譯註正法眼藏講義》제1권

􄤧 논문
〈延壽門下の高麗修學僧について〉
〈來迎院本の遊心安樂道について〉
〈念佛의 實踐方法에 관한 硏究〉등 120여 편이 있음.

􄤧 受賞
日本印度學佛敎學會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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