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깨달음의 종교입니다. 깨달음이야말로 불교를 불교이게 하며, 불교와 여타 종교의 차별되는 척도가 됩니다.
물론 불교가 믿음의 요소를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불·법·승과 수행의 과보에 대한 믿음은 초기불교에서 대승불교에 이르기까지 거의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습니다. 즉, 불교에서의 믿음은, 인간은 누구나 절대적 진리(眞如)를 깨달을 수 있다는 절대적 신념을 기본으로 합니다.
따라서 불교에서의 믿음은 항상 최상의 깨달음을 얻고자 마음을 일으키는 ‘발심’과 함께 나타나고, 발심의 내용을 성취하고자 하는 실천의 행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불교 신행은 이렇듯 믿음과 발심과 행(行)을 하나로 연결한 생활이며, 궁극적인 깨달음을 지향하고 있다.
부처님은 성도 직후 자신이 깨달은 연기가 너무나 깊고 묘한 것이어서 애탐에 가린 중생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임을 느끼고 설교를 단념하고자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법에 나서게 된 이유는 부처님 출세의 목적이 중생들로 하여금 부처님의 지견(知見)을 깨닫게 하고자 하는 ‘일대사 인연’ 때문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깨달음의 능력을 확신하는 믿음과 깨달음을 목적으로 하는 발심, 그리고 깨달음에로 나아가는 점진적인 실천행이란 세 요소가 갖추어졌을 때 온전한 불교 수행은 비로소 성립하는 것입니다.


글 사진=편집실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