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대표 출판사인 ‘불광출판사’가 펴낸 《기억에 남는 명법문》은 ‘글’이 아니라 ‘말’을 바탕으로 지어진 책이다. 2009년과 1010년초에 있었던 20명의 스님들의 법문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말’들은 전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서로 눈을 맞추고 호흡하면서 이뤄진 것들이다. 때문에 때로는 투박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법석(法席)에 앉았던 스무 명의 큰스님들은 각각 ‘마음을 닦고’, ‘복을 짓고’, ‘소욕지족으로 살고’, ‘세상과 여유롭게 소통하자’고 이야기한다.

누구나 알만한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덕담’이나 단순한 ‘반복’의 수준이 아니다. 큰스님들이 살아왔던 행적, 느껴왔던 감정 하나하나가 등장하면서 법문은 살아 숨쉬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또렷이 남는다.

법문 속에는 바삐 움직이지만 더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세상, 급기야 뒷걸음치는 세상에 그리고 개인에 대한 질타가 있다. 이 질타가 추구하는 바는 뛰지 않고 걸어도 그리고 남을 밟지 않고 손잡고 가도 훨씬 많이 앞으로 갈 수 있는 세상에 대한 염원이다. 이것이 불교의 현대적 가치임을 큰스님은 주장자를 내리치며 이야기 한다.

때론 ‘극락’, ‘정토’, ‘깨달음’ 등 조금 어려운 용어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큰스님들’은 우리의 눈높이에 맞춰 나와 세상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친절히 안내한다.

일반인에게 곤혹스러운 선(禪)법문을 제외하고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생활 법문을 위주로 선별했으며, 특히 그 중에서도 독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것 20편을 가려 엮었다. 때문에 독자들에게 무척 쉽고 친절하게 다가온다.

성수 스님(조계종 원로의원)은 “절에 와서 복 지으려고 부처님께 실컷 절하고 나가다가 신에 흙이 묻었다고 남에게 욕하면 절한 복을 다 쏟아버리게 된다.”며 우선 내 발아래를 쳐다보고 하심(下心)하는 것이 불교의 첫걸음임을 강조한다.

혜인 스님(제주도 약천사 회주)은 “자비심은 어버이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과 같다. 항상 사랑을 베풀고 잘못한 것을 너그럽게 이해하며 바른 길로 이끌고 큰 잘못까지도 능히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이다. 정말 가난하고 못 배우고 불행하고 병들고 부족한 이들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 어루만져주고 다독거려주고 보탬이 될 수 있는 말 한마디, 행동하나, 마음 한 번 써주는 것이 자비”라고 강조한다.

월간불광/불광출판사/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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