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종교만 아는 사람은 아무 종교도 모른다”고 말해온 비교종교학자 오강남 교수가 불교의 기본 철학을 그리스도교와 불교를 넘나들며 쉬운 입말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다른 종교를 통해 자신의 종교를 더 넓고 깊게 알 수 있다는 명백한 진리를 외면하고 있는 우리에게 종교의 벽을 넘나든 ‘영적 순례기’를 통해 그 진리를 일깨운다.
그래서 이 책에 나타난 불교는 깨달음을 구하는 종교 이외에도 다양한 위상을 갖는다. 불교는 동양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고, 서양 철학자들에게도 수많은 영향을 끼친 교양의 일부분이기도 하다.
또 저자는 다른 종교인들에게 불교에 대한 막연한 반감이나 오해를 걷어내고 이를 제대로 아는 것이 곧 자신의 신심을 성찰하고 보다 튼튼히 할 수 있는 기회로서의 ‘발심’을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도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는 예수의 말과 연결하는 등 그리스도교와 불교를 넘나드는 해설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또 최근 서양에서 주목받고 있는 불교에 대해 살펴보고, 한국 불교의 미래, 불교와 기독교 간의 갈등 극복 등에 대해서도 논하는 대목도 주목된다.
비록 비교종교학자의 관점이지만, 이 책은 불교를 새롭게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창(窓)을 열었다는 점에서 불자를 위한 불교 이야기이기에 충분하다.
오강남 | 현암사 |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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