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봉 성파 대종사.

대한불교조계종의 종통(宗統)을 계승하고, 신성(神聖)을 상징하는 종정(宗正)이 영축산에서 배출됐다. 9대 종정 월하 스님 이후 23년여 만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에 중봉 성파(中峰 性坡) 대종사가 추대됐다.

조계종 종정추대위원회는 13일 오후 2시 열린 추대위 회의에서 성파 대종사를 만장일치로 제15대 종정에 추대했다. 제15대 종정추대위는 원로회의 의원(현재 20명), 총무원장, 호계원장, 중앙종회의장 등 23명으로 구성된다. 이날 추대위 회의에는 석림 현호 대종사(송광사) 외 원로의원 19명과 총무원장 원행 스님, 호계원장 보광 스님, 중앙종회의장 정문 스님 등 22명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임시의장으로 선출된 정련 대종사가 진행했다.

성파(性坡) 대종사는 1939년 7월 11일 생이다. 월하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60년 통도사에서 월하 스님을 계사로 수계했다. 1971년 월하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한 스님은 1971년 통도사 강원을 졸업했다. 1975년 극락호국선원, 봉암사 태고선원에서 수선 안거한 이래 26 안거를 성만했다. 제5․8․10대 중앙종회의원, 1981~1984년 통도사 주지를 역임했다. 원효학원 이사장을 역임했고, 1988년 5월부터 현재까지 영축학원 이사장 소임을 맡고 있다. 2014년 1월 7일 동화사에서 종단 최고법계인 대종사 법계를 품수했다. 2013년 4월부터 현재까지 조계종 원로의원이며, 2018년 3월부터 현재까지 영축총림 방장이다.

성파 대종사는 영축산중을 떠나지 않고 50년 넘게 수행 정진했다. 오랜 주석처인 서운암에 선방을 스스로 짓고 수행했으며, 문화포교에 남 다른 공적을 쌓아왔다. 때문에 성파 대종사는 대한민국 문화중흥에 기여한 공로로 2017년 문화예술발전유공자로 선정돼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당시 16만 도자대장경을 안치한 장경각 설립 등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공적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파 대종사를 조계종 제15대 종정으로 추대한 것은 조계종 종정상이 고정된 이미지에서 탈피했음을 보여준다. 선수행자로서의 면모에 문화 등 포교에도 큰 공적을 세운 스님이 종정에 오르면서 시대적 변화가 조계종의 종풍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성파 대종사의 큰 특징은 무애(無碍)로 평가된다. 이사(理事)가 둘이 아닌 삶을 살았고, 문화 포교에 크게 힘을 기울였다. 또 사람을 분별하지 않고 어디서나 자유롭게 만나왔고, 수행과 문화포교에 각별한 열정을 보여 왔다. 주석처인 서운암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으며, 스님은 누구를 만나도 거리낌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왔다.

종정(宗正)은 상징적 존재이지만, 종헌 상 종단 비상시에 원로회의 재적 3분의 2 이상의 제청으로 중앙종회를 해산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다. 종단의 주요 행사와 안거 등을 맞아 종도에게 법어를 내리며 종단의 모든 스님에게 계를 전하는 전계대화상의 위촉권을 가진다. 종헌·종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포상과 징계의 사면, 경감, 복권을 행할 수 있다.

종정은 승랍 45년 이상, 연령 70세 이상으로 법계 대종사이어야 하며, 행해(行解)가 원만한 비구(比丘)이어야 한다. 종헌 전문에 “종조 도의 국사께서 조계의 정통법인을 사승(嗣承)하사 가지영역(迦智靈域)에서 종당(宗幢)을 게양하심으로부터 구산문(九山門)이 열개(列開)하고…”라며 조계선풍을 이어 온 종단임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때문에 조계종은 이날 종정 추대 직후 “중봉 성파 종정 예하는 종단 최고의 선지식”이라고 밝혔다.

종정추대위원회 회의는 종정의 임기 만료 3개월 전이나 유고시에 원로회의 의장이 소집하며, 추대는 재적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하도록 종헌에 규정돼 있다.

종정의 임기는 5년이며, 1차에 한해 중임할 수 있다. 13대 종정 진제 스님이 14대 종정을 지낸 것은 이 종헌 규정에 따라 중임한 것이다. 종정 3임은 불가능하다. 14대 종정의 임기는 2022년 3월 25일까지다. 따라서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의 임기는 2022년 3월 26일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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