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성보문화재가 무더기로 국가 보물로 지정되거나 지정예고됐다.

문화재청은 2월 22일 자료를 통해 구미 대둔사 건칠아미타여래좌상 등 ‘대구·경북 불교문화재 16건을 보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서울 개운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발원문 등 5건도 보물지정 예고했다.

▲ 문경 대승사 금동아미타여래좌상(본존)
문화재청이 이번에 보물로 지정한 대구·경북 지역 16건의 성보는 2007년 추진한 경상북도 북부지역 258개 사찰소장 10,390점의 불교 문화재들에 대한 ‘불교문화재 일제조사’사업의 결과 국가지정문화재(보물) 지정조사가치가 인정된 31건 41점에 대해 현지조사를 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보물 지정이 결정된 것들이다.

대구·경북 지역 16건의 성보는 구미 대둔사 건칠아미타여래좌상(보물 제1633호) 1구, 문경 대승사 금동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보물 제1634호) 불상 1구, 복장유물 4건 13점, 상주 남장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보물 제1635호) 3구(발원문 1점 포함), 영주 부석사 석조석가여래좌상(보물 제1636호) 1구, 예천 용문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보물 제1637호) 1구, 구미 수다사 영산회상도(보물 제1638호) 1폭, 대구 동화사 보조국사지눌진영(보물 제1639호) 1폭, 문경 김룡사 영산회괘불도(보물 제1640호) 1폭, 상주 남장사 감로왕도(보물 제1641호) 1폭, 안동 봉정사 영산회괘불도(보물 제1642호) 1폭, 안동 봉정사 아미타설법도(보물 제1643호) 1폭, 예천 용문사 천불도(보물 제1644호) 1폭, 안동 광흥사 동종(보물 제1645호) 1구, 초조본 불설가섭부불반열반경보물(제 1646호) 1권 1축, 길흉축월횡간 목판(보물 제1647호) 1점, 예천 명봉사 경청선원자적선사능운탑비(보물 제1648호) 1기 등이다.

문화재청은 “2002년부터 강원도 지역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사찰소장 불교 문화재의 현황을 파악하는 일제조사 사업을 추진해왔다”면서 “이 사업을 통해 확보한 전국 사찰소장 불교 문화재의 현황자료는 불교 문화재의 도난, 훼손 방지, 보존 관리 및 학술연구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 조사 결과 가치가 인정된 문화재를 선별하여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이 보물로 지정예고한 성보문화재는 ‘서울 개운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서울 개운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복장(腹藏) 전적’ 21점과 ‘갑사 삼세불도’, ‘백지묵서금광명최승왕경’ 등 네 점이다.

▲ 서울 개운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서울 개운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세련되고 뛰어난 조각기법과 장중하면서도 균형감 있는 조형, 긴장감 넘치는 선의 묘사 등이 잘 어우러진 매우 완성도 높은 고려후기의 대표적인 불상이다. 특히 이 불상은 1274년이라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중수 발원문(重修發願文)을 남기고 있기 때문에 1280년에 중수된 서산 개심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과 더불어 13세기 전반에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불상이다. 현재 13세기 전반에 제작된 불상이 남아 있는 예는 매우 드물다는데서 그 가치가 더욱 높다고 평가되었다.

문화재청은 “‘서울 개운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복장(腹藏) 전적’ 21점은 대부분 현재까지 발견된 사례가 없는 매우 귀중한 자료들로서 제작 시기가 대체로 신라하대로부터 고려전기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더불어 “이 전적들은 불교경전들로서 9세기에서 13세기에 걸쳐 필사 또는 간행된 화엄경으로 진본(晉本, 60권), 주본(周本, 80권), 정원본(貞元本, 40권)등 3본 화엄경이 고루 들어 있어, 시기적으로 희귀한 자료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서예, 화엄경 판본 연구 및 불교사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로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 서울 개운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복장전적(화엄경 주본 권제2)

▲ 갑사 삼세불도(아미타회상도)
‘갑사 삼세불도’는 18세기 초,중반 전라도를 중심으로 경상과 충청 지역에서 활동한 당대 대표적 화사인 의겸(儀謙)이 제작한 불화이다. 현존하는 의겸이 제작한 불화는 21건 30점이며 작품을 통해서 볼 때 그의 활동 시기는 대략 1713년에서 1757년 무렵까지 약 40여 년간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길이 4m에 이르는 3폭 형식의 삼불도는 갑사 삼세불도를 비롯해 운흥사 삼세불도, 화엄사 삼신불도 등 3건에 불과하며, 조선후기를 통틀어서도 이러한 대형의 3폭 삼불도 형식의 예는 희귀한 편이다. 문화재청은 “450cm에 육박하는 대형의 화폭에 각 설법장면을 세련되고 유려한 필치, 짜임새 있는 구도와 조화롭고 안정감 있는 색채로 부처의 세계를 장엄하게 묘사한 18세기 전반기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와 더불어 1730년이라는 비교적 이른 시기의 거의 완전한 형태의 불화복장(佛畵腹藏)을 남기고 있어 불상복장(佛像腹藏)과 함께 불화 복장 의식을 연구하는 데도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백지묵서금광명최승왕경》은 당나라 의정(義淨)이 번역한 《금광명최승왕경》 10권을 선조의 계비 정의왕대비(貞懿王大妃:인목대비,1584∼1632)가 아버지 김제남(金悌南)과 아들인 영창대군(永昌大君)의 명복을 빌기 위해 1622년(광해군 14)에 백지에 먹으로 필사한 사경(寫經)이다. 문화재청은 “전 10권 10책 중에서 제1권 제1책이 없
▲ 백지묵서금광명최승왕경 전체
지만 나머지 책은 완전하게 보존되어 있으며, 연분홍색으로 물들인 닥종이의 우아함과 인목대비의 세련되고 힘이 있는 필체가 돋보인 것으로 평가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조선시대 사경 가운데 대비(大妃)에 의해 발원 사성된 예로 주목되며, 또 각권과 질(帙) 겉면에 장식된 각색(各色) 비단의 자수(刺繡) 표장도 매우 드문 예로 평가되고 있다. 서풍(書風)은 안성 칠장사에 소장되어 있는 ‘인목왕후어필 칠언시’(보물 제1627호) 등 기존에 알려진 인목왕후의 서풍과 흡사하여 그의 필적으로 판단보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밖에도 ‘통영측우대’를 보물지정예고 했다.
‘통영측우대’는 수군통제영이 통영(統營)에 있을 때 설치했던 것으로 측우대 앞면 중앙에 ‘측우대(測雨臺)’라는 글자와 ‘신미 2월(辛未 二月)’이라고 명문이 새겨져 있어서 1811년(조선 순조 11년)에 만든 것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은 “명칭뿐만 아니라 제작 년대가 확실하게 명기되어 있는 역사적 가지가 높은 귀한 과학유물 중의 하나로 평가”했다. 둥근 받침돌 위에 사각 기둥형 측우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받침돌에는 금이 가 있으나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측우대가 실물로 남아 있는 것은 4개뿐이며, 이 측우대는 그 가운데 하나이다. 또한 받침돌까지 남아있는 것은 이 측우대가 유일하다.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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