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청래 의원이 11월 25일 오전 조계종 총무원에 사과 방문을 시도했다. 하지만 조계종 총무원은 사과 방문을 거부했다.

사찰문화재구역 입장료(문화재 관람료) 징수와 관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계종 총무원을 사과 방문하려 했지만 거부됐다. 정청래 의원은 사과 방문이가 좌절되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문을 올리는 것으로 공개 사과했다. 일반 언론은 정청래 의원의 페이스북 사과를 전했고, 교계 언론은 “조계종 사과 거부”를 다루었다.

정청래 의원은 11월 25일 오전 조계종 총무원에 사과 방문을 시도했다. 하지만 조계종 총무원은 사과 방문을 거부했다. 정 의원 등 일행은 이날 오전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총무원 기획실장 삼혜 스님과 윤승환 기획차장, 이세용 조계사 종무실장 등을 만나 사찰문화재구역 입장료를 ‘통행세’로, 입장료 징수 사찰을 ‘봉이 김선달’로 비하한 일을 “사과 드린다.”고 했다. 국정감사 발언 후 51일 만이다.

정 의원은 “심려를 끼쳐드려서 송구스럽다. 사과를 드리러 왔는데 허락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조계종 총무원 측은 갑작스런 방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획실장 삼혜 스님은 “지금 사과를 받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니 오늘은 돌아가셨으면 한다.”고 했다.

대전 보문고등학교 출신인 정 의원은 “총무원장 스님을 만나 뵙고 정중히 사죄하려고 했는데, 저도 불교 고등학교 출신입니다. 부처님께 삼배라도 하게 허락해 주십시오.”라며, “문화재 관람료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날 정 의원이 참배하려던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는 ‘한국불교 1700년 역사와 전통을 왜곡한 정청래는 즉각 사퇴하라’는 현수막이 바람에 날렸다. 정 의원 등 일행은 조계사 대웅전을 향해 합장 반배를 하고 발길을 돌렸다.

▲ 정청래 의원 페이스북.

발길을 돌린 정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문과 문화재보호법 일부 개정안을 올렸다. 조계종 사과 방문 대신 파급력이 뛰어난 SNS로 ‘공개 사과’한 것이다.

정 의원은 “국정감사 기간에 문화재 관람료에 대한 표현상 과했던 부분에 대해 불교계와 스님들께 심심한 유감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문화재 관람료는 오랫동안 국민 불편사항이고 그로 인해 문화재를 관리하는 사찰도 억울하고 불편한 사항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으로서 불교계도 국민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문제 제기를 넘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며 “국가 문화재는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 유지 보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불교계가 사찰 문화재를 관리함에 있어 오히려 국가로부터 많은 제약을 받은 것도 사실”이라며 “문화재에 대한 개념이 점에서 면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불교계의 지적을 잘 성찰하겠다.”고 했다.

또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에 따른 여러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고 국민과 불교계가 문화재 관람료를 두고 오랫동안 불편하고 불필요한 갈등 관계에 있었다.”며 “국립공원 입장료도 국가가 국민에게 돌려줬듯이 문화재 관람료도 국가가 국민에게 돌려드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에 문화재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하여 국가가 문화재 관리비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차원에서 ‘문화재 관람료 해결을 위한 TF’를 구성하고 불교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며 “이재명 후보의 대선공약에도 반영될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의원은 “선의를 갖고 문화재 관람료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표현상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관하여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문화재 관람료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한국불교 1700년 역사과 전통을 왜곡한 정청래는 즉각 사퇴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전국 사찰에 배포했다. 빠르면 이번 주말 중 모든 사찰이 현수막을 게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조계종 총무원이 정청래 의원의 사과 방문을 받아들일 지도 관심이다. 대선 정국이 깊어가면서 불교계와 더불어민주당의 대응과 행보도 관심이다. 일단 이날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에 몸담은 김상기 국립공원공단 전 탐방관리이사가 정청래 의원을 동행했다. 윤석열 캠프에는 임명배 씨가 몸담고 있다. 종단 관련 인물이 여야 캠프에 모두 발을 담그고 있어 관심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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