獅子吼無畏說     사자후무외설
百獸聞之皆腦裂   백수문지개뇌열
香象奔波失却威     향상분파실각위
天龍寂聽生欣悅   천룡적청생흔열

 

사자의 포효처럼 우렁찬 설법이여
뭇짐승 소리 듣고 모두가 혼비백산.
크나큰 코끼리도 달아나 위엄 잃고
천과 용 설법 듣고 모두가 기뻐하네.

 

백수의 왕인 사자가 한번 크게 울부짖을 때 여러 작은 짐승들은 뇌까지 찢어지며, 코끼리 같은 큰 짐승도 그 앞에서는 맥을 못추듯 진리를 깨달으신 부처님과 조사 스님들의 종통 설통한 설법 앞에는 뭇 외도의 사특한 소리하는 무리들이 꼼짝없이 항복하나, 신심으로 경청하는 이는 천인이나 호법하는 용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정법을 알아듣는 즐거움을 얻게 되리라.
사자후무외설(獅子吼無畏說) - 사자는 백수의 왕으로 여러 많은 짐승 가운데 그 위력이 으뜸가는 왕자라고 불리는데, 사자가 한번 크게 울부짖으면 모든 짐승의 무리들이 그 위력에 굴복하여 꼼짝 못하는 것에다 비유하여 불보살과 역대 조사 스님들의 설법을 사자후(獅子吼)라고 한다. 또한 사자가 백가지 종류의 동물들 속에 있어도 조금도 아무런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하는 데 이유하여 불보살이 법을 설하는 것을 무외설(無畏說), ‘두려움 없는 설법’이라고 한다.
향상(香象) - 어떤 종류의 코끼리는 그 털구멍에서 향기를 내는데, 이를 향상이라고 한다. 또는 향산(香山)에서 탄생하는 코끼리를 지칭하기도 한다. 코끼리는 평소 강물을 건너갈 때 다리가 물밑 땅을 착실하게 밟고 건너가지만 사자가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면 매우 놀라서 평소의 체신을 잃고 물위를 허우적거리며 달아난다고 하여, 여기서는 불보살의 설법을 듣고 체신을 구기는 성문·연각(聲聞·緣覺)들을 비유한다.
천룡(天龍) - 하늘에 있는 용왕들. 여기서는 부처님의 설법을 바로 알아듣는 상근기의 보살들을 비유하는 것으로, 천신과 용신을 아울러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해제]백수의 왕인 사자가 크게 울부짖을 때, 그것을 들은 작은 동물들은 모두 뇌가 파멸한다는 것은 불보살이나 조사의 두려움 없는 바른 법의 설법을 들으면 외도들의 사특한 소견이나 중생들의 번뇌 망상이 모두 소멸된다는데 비유한 것이다.
이와 같이 불보살과 조사의 설법은 어떠한 권위에 대해서도 ‘두려워함이 없는 설법’이며 그 설법을 듣는 사람에게도 그 무엇도 두려워함이 없는 큰 안심[大安心]과 조금도 흔들림 없는 마음[不動心]을 지니게 하는 법력이 있는 설법이다. 관세음보살의 실천과 원력[行願]에는 어떤 것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을 베풀어주는 공덕이 있기에 시무외자(施無畏者)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되는 것도 이러한 때문이다.
또한 불보살의 설법을 전법륜(轉法輪)이라고 하는 것은 세간의 전륜왕(轉輪王)이 그 윤보(輪寶)를 앞세워 굴려나갈 때에 가는 곳마다 적이 굴복하여 귀순하는 것같이, 불보살의 설법은 모든 중생의 번뇌를 제거하고 천마외도(天魔外道)들의 삿된 소견을 파하며 더 나아가서는 소승의 좁은 소견뿐만 아니라 대승이라도 진실한 대승의 가르침에 들어가게 하기 위하여 임시방편으로 설한 대승법에 집착하여 아직 방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보살들까지도 불보살의 진실하고 깊은 미묘한 설법을 들을  때는 다 한결같이 놀랍고 두려워서 평소의 뽐내던 위력을 잃어버리고 아무리 있는 힘을 다한다 하더라도 진정한 법은 아예 건드리지도 못하는 바를 향상의 실각[香象失却]에다 비유한다.
그와 함께 진실한 불법을 외호하는 하늘 사람이나 용등의 호법선신들[天龍]처럼 진정한 불보살의 바른 법을 지키려는 두터운 신심의 존재들은 도리어 마음 조용히 진정한 대승의 설법을 듣고는 깊이 환희하여 법의 즐거움을 맛보게[寂聽欣悅] 된다는 것이다.

 

遊江海涉山川     유강해섭산천
尋師訪道爲參禪   심사방도위참선
自從認得曹溪路   자종인득조계로
了知生死不相干   요지생사불상간

 

강 건너 바다 넘고 산천을 두루 거쳐
스승을 찾아나서 길 물어 참선하여,
스스로 조계의 뜻 깨달아 얻은 뒤로
생사가 본래 없음 확실히 알게 됐네.

영가현각 스님은 처음 불교의 교리 연구에 전념하다가 마침내 부처님과 조사 스님들이 깨달으신 경지를 명백하게 알기 위해서는 교리의 연구만으로는 도저히 밝혀낼 수가 없으며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이 직접 불도를 체험하여 대안심을 얻지 않고서는 그 경지에 이를 수가 없음을 알고는 각지를 편력하여 진정한 스승을 찾아다니며 정법을 구하여 참선 정진하다가 드디어 조계산에 혜능 스님을 뵙고 공부한 경지를 인가 받은 뒤로는 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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