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승(僧)이 스님에게 묻되 “어떤 것이 일념상응법입니까?” 물으니, 스님 답왈(答曰) “생각과 지(智)를 같이 잊어버리면 곧 이것이 상응법이니라.” 하시니 승이 또 물어 가로되 “생각과 지(智)를 같이 잊어버린다면 누가 부처를 볼 것이오?” 하니 스님께서 말씀하시되 “잊음 곧 없는 무(無)이며 없다는 무(無)가 곧 부처니라” 하신데, 승이 말하되 “무(無)이면 곧 말로 없는 것이니, 무엇을 불러 불(佛)을 지스리고?” 하니 스님께서 말씀하시되 “무(無)도 또한 공(空)이며 부처도 또한 공(空)이라. 그런고로 무(無)가 곧 불(佛)이며 불(佛)이 곧 무(無)라 하노라.”

범소유상(凡所有相)이 개시허망(皆是虛妄)이니, 야견(若見) - 제상(諸相)이 비상(非相)이면, 즉견여래(卽見如來)하리라.

무릇 인생의 생상만 헛되고 망령된 것이 아니라 온 세상에 있는 모든 색과 상이 다 이 헛되고 실다운 것이 아니고 망령되어 참다운 것이 아니니 만약 모든 상이 모두 다 참다웁고 실다운 ‘상’ 아님을 깨달으면 곧 참답고 실다운 진법신(眞法身) 여래(如來)를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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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담 스님(1896~1982)은 1906년 장성 백양사에서 순오 선사를 은사로 출가 득도했다. 1914년 내장사 금강계단에서 금해 율사에게 비구 구족계와 보살대계를 수지했다. 백양사 강원을 졸업하고, 대선법계·종사법계·대종사법계를 수하고, 백양사 청류암 관음선원, 양주 망월사, 담양 우송선원 등 70여 안거를 성만했다. 1957년 조계종 중앙총무원 감찰원장, 1957년 조계종정(제 5·6·7세), 1975년 태고종정을 역임한 스님은 수많은 법회의 법사, 회주, 금강계단의 전계화상 아사리로 대중을 교화하다, 1982년 담양 용화사에서 세수 86세, 법랍 75년으로 입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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