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지영 보국안민 태극기 목판’앞면과 목판 뒷면에 새겨진 ‘양호도찰 오지영(兩湖都察 吳知泳)’ 명문. 사진 제공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소장하고 있는 ‘오지영 보국안민 태극기 목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광헌 전북대학교 문화융복합아카이빙연구소 연구교수는 9월 25일 고판화박물관 회의실에서 열린 ‘제12회 원주 세계 고판화 문화제 및 국제 고판화 학술대회’에서 ‘오지영 보국안민 태극기 목판 연구’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고판화박물관이 소장한 ‘오지영 보국안민 태극기 목판’은 앞면에 ‘보국안민(保國安民)’이라는 명문이 있는 태극기가, 뒷면에 ‘양호도찰 오지영(兩湖都察 吳知泳)’이 각각 새겨져 있다. 이 목판은 ‘보국안민’이라는 글자의 좌우가 뒤집혀 있어 태극기를 대량으로 찍어내기 위한 용도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박 연구교수는 “오지영은 동학농민혁명을 연구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자료인 《동학사》를 집필한 사람”이라며, “이 태극기 목판은 오지영이 양호도찰로 활약한 1894년 무렵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박 연구교수는 또 ‘포덕천하(布德天下)’, ‘광제창생(廣濟蒼生)과 함께 동학의 3대 목표 중 하나인 ‘보국안민(輔國安民)’의 ‘보국’을 ‘나라를 돕는다’는 뜻의 ‘輔國’에서 ‘나라를 지킨다’는 뜻의 ‘保國’으로 바꿔 새긴 점에 주목하고, “1차 동학운동을 빌미로 일본군이 내정간섭을 시작한 것에 대항해 일어난 2차 봉기가 나라를 지키는 항일운동으로 확산하며 바뀐 것”으로 추정했다.

박 연구교수는 또 “고판화박물관 소장 ‘오지영 보국안민 태극기 목판’은 당시 태극기를 찍어낸 판목으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에서 가장 중요한 자료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문화재청이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한 만큼 지정 신청 전까지 기록물에 추가 하고 연구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학술대회를 주최한 한선학 고판화박물관 관장은 “새롭게 발굴된 ‘오지영 보국안민 태극기 목판’은 우리나라 태극기 인쇄사에서 중요한 문화유산”이라며, “태극기의 역사와 동학농민혁명과의 관계를 다시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12회 원주 세계 고판화 문화제 및 국제 고판화 학술대회’에서는 이밖에 김진하 미술평론(나무아트 대표)가 ‘한국 근현대 목판화 100년 -1980년대 민중미술을 중심으로’를, 이승희 덕성여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가 ‘당·송대 관경변상도의 지역성과 동아시아 전파’를, 가네코 타카아키 일본 리츠메이칸대 교수가 ‘일본 타이마〔当麻〕 만다라 판화 연구 - 고판화박물관 소장 증상사 판목을 중심으로’를 각각 주제발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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