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도도하기 압록강 같아서
우리 가진 것 두려움 밖에 없을 때
지칠 것 없다 앞장서 달려가시고

그대 깊기 동해바다 같아서
모두들 추위와 배고픔에 가랑잎처럼 떠다닐 때
천근의 무게로 우리를 잡아주시고

그대 높기 백두산 같아서
눈앞의 잇속에 갈팡질팔 헤맬 때
우리 갈 먼길을 높은데서 가리켜주시고

그대 넓기 개마의 고원같아서
부끄러워 몸 숨기는 빗나간 무리
잘못된 생각도 크게 보듬어 주시고

그대 빛나기 별과 같아서
세상 뜨신지 반백년이 넘었는데도
멀리서 우리 앞길 환하게 밝혀주시고

멀리서 우리 앞길 환하게 밝혀주시고

신경림 시인이 만해 스님을 기리며 쓴 ‘만해 앞에’라는 찬시(讚詩)다. 경기도 광주 만해기념관(관장 전보삼)이 만해 스님의 정신을 본받고 발자취를 따르고자 한 문인과 예술가의 찬시 30여 편을 모아 10월 31일까지 관내 기획전시실에서 ‘만해 찬시 특별전’을 개최한다.

출품작은 △조영암 ‘곡(哭) 한용운 스승님 - 5주기를 당(當)하야’ △조종현 ‘만해 한용운’ △구상 ‘만해송’ △장호 ‘나룻배 부처’ △조병화 ‘만해 불멸의 이름’ △신경림 ‘만해 앞에’ △최동호 ‘민족의 성전에 바친 꽃 한 송이’ △신달자 ‘만해 한용운’ △이근배 ‘만해백담’ △유안진 ‘흰 소’ 등이다.

만해기념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만해 한용운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재조명하고 만해 선생에 대한 다양한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2021년 경기도 지역문화예술 플랫폼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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