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보상절》 권21-2와 추정 갑인자 큰 활자(대자).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고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석보상절(釋譜詳節)》 초간본과 갑인자(甲寅字)로 추정되는 금속활자가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은 “575돌 한글날을 맞아 관내 상설전시관 1층 중근세관 조선1실에서 《석보상절》 권20, 권21과 추정 갑인자를 공개한다.”고 9월 29일 밝혔다.

《석보상절》은 세종 29년(1447)에 소헌왕후 심 씨의 명복을 빌기 위해 간행된 책이다. 수양대군(훗날 세조)이 부왕인 세종의 명을 받아 부처님의 일대기와 설법 등을 정리하고 우리말로 번역했다.

갑인자는 세종 16년(1434) 왕명으로 만든 동활자다. 당시 과학자와 기술자가 주자(鑄字)에 대거 참여했다. 활자 모양이 바르고 아름다워 우리나라 활자의 백미로 평가 받는다.

이번에 공개되는 《석보상절》은 세종대에 만든 한글활자와 갑인자로 찍은 초간본이다. 연구자 사이에서만 알려진 권20과 권21이 일반에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석보상절》과 함께 공개되는 추정 갑인자는 모두 150여 점이다. 공개된 추정 갑인자는 일제 강점기에 박물관에 입수된 후 그동안 제작 시기와 사용처를 알 수 없었는데, 지난 6월 서울 공평동에서 출토된 추정 갑인자와 이건희 기증품에 포함된 갑인자본 전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갑인자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건희 기증 갑인자본 《근사록(近思錄)》과 송성문 기증 《자치통감(資治通鑑)》 권236~238에서 글자체와 크기가 같은 활자를 확인한 점, 활자 33점의 성분이 세조 7년(1461) 제작된 을해자 병용 한글 금속활자의 주성분 함량과 같아 15세기에 만든 것으로 판단한 점, 공평동 출토 추정 갑인자와 크기, 형태가 비슷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번에 전시되는 《석보상절》은 그간 연구자들 사이에서만 알려졌다.”며, “《석보상절》과 추정 갑인자를 보면서 한글의 위대함과 기증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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