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립 금강대학교에 이어 진각종립 위덕대학교가 교육부 대학 기본역량 진단을 통과하지 못했다. 불교계 종립대학 중 지방 소재 대학으로는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만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을 통과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17일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를 발표한데 이어, 지난 3일 진단 결과를 최종 확정했다. 교육부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본역량 진단이 공정하고 타당하게 실시됐음을 재확인했다. 최종 결과를 기존 발표한 가결과와 동일하게 확정한다.”고 했다.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 확정에 따라 종립대 가운데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와 경주캠퍼스는 2022~2024년 일반재정(대학혁신지원사업) 지원 가능대학으로 남게 됐다. 위덕대학교는 지난 평가에서 탈락한 금강대학교와 함께 재정지원을 받지 못한다.

지난 5월 교육부는 정부 재정 지원이 불가능한 재정 지원 제한 대학으로 금강대학교 등 18개 대학을 지정했다. 금강대학교는 재정 지원 제한 ‘Ⅱ유형’에 속해 정부 재정 지원 사업 지원과 신규 신청·지원 제한, 신·편입생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 100% 제한을 받는다.

대학 기본역량 진단은 대학의 발전 계획, 교육 여건, 교육 과정, 수업 관리, 학생 지원, 교육 성과 등 지표를 바탕으로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갖춰야 할 요소를 3년 주기로 종합평가하는 정책이다.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로 불리며 시작됐다. 수도권과 비교해 지방대 정원 감축 규모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자 교육부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으로 이름을 바꿨다.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는 285개 대학이 참여했다. 319개 진단 대상 대학 가운데 지난 5월 재정 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돼 진단 참여가 제한된 대학과 진단 미참여 대학은 진단에서 제외됐다.

정부, 3년간 동국대 경주캠퍼스 120억 원 지원

동국대학교는 서울·경주 두 캠퍼스 모두 지난 2015년부터 시작한 대학평가를 모두 통과했다. 금강대학교, 위덕대학교 등 지방 소재 불교계 종립대가 줄줄이 탈락한 것과 달리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는 ‘전공 및 교양 교육과정 운영 분야’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는 최근 3년 동안 대학 혁신 지원사업을 통해 연간 약 40억 원, 모두 120억여 원을 지원받았다. 이번 대학진단 통과로 정부로부터 다시 120억 원을 지원 받는다.

이런 가운데, 동국대학교 법인은 이전을 포함한 경주캠퍼스 구조조정 논의를 시작했다. 동국대학교 이사회는 지난 1월 열린 ‘제333차 이사회 회의’에서 감사보고서를 근거로 장기적 차원의 경주캠퍼스 이전을 논의했다. 동국대학교 감사 원명 스님은 회의에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근 지자체는 물론 수도권 인근으로 캠퍼스 일부 또는 전부 이전까지 포함하는 장기적 계획을 수립해 달라.”고 했고, 이영경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총장은 “(이전에 앞서) 체질 개선을 하겠다.”고 했다.

금강대 “4년 무상교육 기본, 종단 2000억여 원 지원”

금강대학교는 대한불교천태종이 인재 양성을 위해 종단 재력을 쏟아 붓고 있다. 이런 특성상 교육부 평가 자체가 학교 사정과 맞지 않는다는 게 학교 측 주장이다.

지난 7월 정상교 금강대학교 교무지원처장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18년간 2000억여 원을 장학금으로 지원했는데 부실대학이라니요!’ 제하의 글을 올려 억울함을 토로했다. 정 처장은 “금강대학교는 개교 이래 등록금을 받는 대학이 아니기에 학생 수를 다 채울 이유가 없었고, 다 채우지 않았다. 그러나 교육부 평가로 금강대학교의 이런 특성화는 엄청난 감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천태종은 금강대학교를 ‘4년 무상 교육’을 근본으로 삼아 개교했다. 천태종은 ‘매년’ 70억여 원을 금강대학교에 지원해 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진각종, 지방자치단체와 위덕대 살리기 나설듯

위덕대학교는 이번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 진단’ 탈락에 반발하고 있다. 진각종은 종단과 별도로 지자체 지원으로 학교 살리기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덕대학교 총학생회는 “지원은 부족한 것을 채워준다는 의미로 알고 있다. 지금과 같이 대학의 재정적 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평가를 바탕으로 대학을 지원하는 것은 재정이 여유로운 대형 대학을 돕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서 “재정 상황이 뒷받침돼야만 일반 재정 지원 가능 대학에 선정되는 상황이 지속되면, 지방대학은 모두 소멸될 수도 있다.”며 대학 기본역량 진단 기준 개선을 촉구했다.

위덕대학교는 지난달 장익 총장이 사퇴하면서 이달 1일부터 제9대 총장 초빙공고를 내고 새 총장을 물색 중이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 제보 cetana@gmail.com]

※ 업무 제휴사인 <불교닷컴>이 제공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