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기후행동이 2050탄소중립위원회(공동위원장 김부겸·윤순진)가 8월 5일 발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비판하는 입장문을 같은 날 발표했다.

탄소중립은 기후 온난화의 주범인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2050탄소중립위원회는 이날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각각 2540만 톤(1안), 1870만 톤(2안), 0(3안)으로 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하지만 1안과 2안은 탄소중립을 이루지 못하는 안이고, 3안 역시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인 석탄화력발전과 휘발유·경유차량 퇴출 시점을 담지 않은 채 CCUS라는 검증되지 않은 기술로 상쇄한다는 안이다. 더욱이 2050탄소중립위원회가 제시한 시나리오 초안은 탄소중립을 이루는데 꼭 필요한 2030년 국가온실 가스 감축 목표(NDC) 논의도 미루어 놓아 기후환경단체 등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불교기후행동은 ‘탄소중립로드맵 다시 시작하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탄소중립 달성을 못하는 1, 2안이 버젓이 탄소중립 시나리오로 오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탄소중립에 대한 탄소중립위원회의 의지와 진성성이 부족하다”고 평가 절하했다.

불교기후행동은 “(2050탄소중립위원회가 제시한 시나리오 초안이) 모두 현재 가지고 있는 산업구조나 사회구조적인 문제는 그대로 둔 채 만들어진 계획”이라고 지적하고, “문제의 원인은 그대로 두고 부분적이고 기술적으로 접근해서 해결한다고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불교기후행동은 또 탄소중립시나리오에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50% 감축에 대한 목표설정과 실행계획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기만적인 요식행위로 끝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불교기후행동은 “탄소중립위원회가 정부로부터 자유로운 위상을 가져야 과감하고 혁신적인 안이 나올 수 있다.”며, 탄소중립위원회가 관 주도로 구성되고 추진된 점도 지적했다.

불교기후행동은 끝으로 탄소 배출 책임자인 우리 모두가 각 분야에서 어떻게 책임질지 논의하고 시나리오를 만들 때 실천력을 가질 수 있다며 △탄소중립위원회를 보완해 명실상부한 민관협력기구로 만들 것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말고 탄소중립을 어떻게 실현할지 과감한 시나리오를 제시할 것 △2030년까지 감축 목표를 분명히 제시할 것 △2050 탄소중립 실현에 필요한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관련 법안을 공론화할 것 등을 요구했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

탄소중립로드맵 다시 시작하라

오늘 탄소중립위원회에서 발표한 탄소중립시나리오는 한마디로 실망이다. 탄소중립위원회의 탄소중립시나리오가 실질적인 탄소중립방안이길 희망했기에 절망스럽고 기대가 컸던 탓인지 실망을 넘어 충격이다.

상세히 살펴보면 1,2안은 탄소중립목표달성을 이루지 못하는 방안이고 , 3안은 CCUS라는 확실하지 않은 기술로 상쇄하는 계획이라 탄소중립 시나리오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짧은 시간동안에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거대한 감축목표와 이를 위한 광범위한 실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어려움이 많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왜 이토록 참담한가?

그 이유는 탄소중립에대한 의지와 진성성의 부족에 있다고 본다. 대통령의 2050 탄소중립 선언을 뒷받침하기 위해 탄소중립위원회를 만들고 탄소중립법을 만드는 것이 아니었는가? 그런데 탄소중립 달성을 못하는 1,2안이 버젓이 탄소중립 시나리오로 오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이것은 국내만이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커다란 문제다. 이미 국제사회가 문제인 대통령의 2050탄소중립선언을 높이 평가하고 그동안 기후악당국이라는 비난을 잠시 잠재울 수 있었는데 또다시 이렇게 실망스러운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하는 것은 국제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의 2050탄소중립선언을 허세로 만든 이번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세계10위 경제대국으로 k-pop 등 문화 강국으로서 가지는 국제적인 리더십에도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다.

이번 탄소중립위의 시나리오가 진정성이 없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은 1,2,3안이 모두 현재 가지고 있는 산업구조나 사회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변화 없이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만들어진 계획이라는 점이다. 인류세라는 인류가 직면한 거대한 시대적 과제 앞에서 문제의 원인은 그대로 두고 부분적이고 기술적으로 접근해서 해결한다고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또한 1.5℃상승을 막기 위한 골든타임인 2030년까지 50%감축에 대한 목표설정과 실행계획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기만적인 요식행위로 끝날 수 있다.

지금처럼 관주도로 구성되고 추진되는 탄소중립위원회는 시작부터 잘 못되었다. 처음부터 탄소중립위원회는 더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위원회로 구성되었어야 한다. 그리고 탄소중립위원회가 정부로부터 자유로운 위상을 가져야 과감하고 혁신적인 안이 나올 수 있다.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한다는 말이 있다. 첫 번째 원칙인 책임성의 원칙에 기반해서 그야말로 배출책임자인 우리 모두가 각 분야에서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 논의를 시작하자. 몇몇 전문가가 만들어 준 시나리오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자기 책임성을 가지고 시나리오를 만들었을 때 실천의 힘을 가질 수 있다. 탄소중립위원회는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탄소중립위원회를 명실상부한 민관협력기구로 만들기 위해 탄소중립위원회를 보완하라. 이를 위해 공동위원장뿐만아니라 공동사무처장 및 사무처 구성에 민의 참여를 확대하고 민간위원도 더욱 다양한 계층과 분야를 포괄해서 재구성하라.

둘째, 탄소중립시나리오는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말고 탄소중립을 변할 수 없는 목표로 두고 이를 어떻게 실현할 지에대한 과감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라.

셋째, 2050탄소중립위원회는 2030까지 감축목표를 분명히 제시하라.

넷째, 2050탄소중립실현에 필요한 제도 마련을 위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관련 법안에 대해 공론화하라.

2021년 8월 5일
불교기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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