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한산성 국청사지 누각지 축대 아래에서 발굴된 목부재 인방(引枋). 사진 제공 경기도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남한산성 내 승영사찰(僧營寺刹)인 국청사 옛터에서 장여(長舌), 인방(引枋), 화반(花盤) 등 목부재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목부재가 출토됨에 따라 남한산성 내 승영사찰의 누각 구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소장 이은선)와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연구원(원장 장덕호)은 “‘국청사지 종합정비계획 수립’ 등 국청사 옛터 활용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옛 국청사 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2차 발굴조사에서 복수의 목부재가 출토됐다.”고 7월 20일 밝혔다. 남한산성 내 발굴조사에서 조선시대 건축부재가 출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문화재연구원은 발굴조사에서 옛 국청사의 누각인 ‘월영루(月暎樓)’ 실체를 입증하는데 집중했다. 헌종 13년(1847) 편찬된 경기도 광주의 읍지 《중정남한지(重訂南漢志)》에는 “국청사는 남한산성 서문 안쪽에 위치하며, 누각과 연못이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또 숙종과 영·정조 때 인물인 이명룡(1708~1789)이 지은 《계일헌일기(戒逸軒日記)》에는 누각 이름이 ‘월영루’로 기록돼 있다.

이번에 출토된 목부재는 도리를 받치는 장여, 기둥과 기둥 사이나 문과 창의 아래나 위로 가로지르는 인방, 장여를 받치기 위해 인방 위에 끼우는 화반 등이다. 화반은 연꽃 조각본과 귀면 조각본이 함께 출토됐다. 목부재는 누각지 축대 아래에서 발견돼 월영루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은선 경기도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소장은 “이번에 출토된 목부재는 옛 기록에서 확인된 ‘월영루’의 건축부재라는 점에서 그 역사적 가치가 있다.”며 “향후 보존처리와 추가 연구를 거치면 남한산성 승영사찰에 건립된 누각 구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국청사지 발굴조사가 끝나는 대로 출토 문화재 활용 방안 등 정비사업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2017년 10월부터 1년간 진행된 1차 발굴조사에서는 옛 국청사가 중정(中庭)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에는 요사를, 남쪽에는 누각을, 북쪽에는 금당을 배치한 산지중정형 사찰임을 확인했다. 이 중 누각지는 앞면 다섯 칸, 옆면 두 칸 규모의 2층 건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1차 발굴조사에서는 이밖에도 건물지, 우물, 백자, 기와 등 유물과 철화살촉, 철환 등 승영사찰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무기류가 출토됐다.

국청사는 인조 2년(1624)에 남한산성 승영사찰 10곳 중 한흥사와 함께 가장 먼저 세워진 사찰이다. 국청사는 1905년 일제가 의병 무기창고로 쓰이던 남한산성 내 사찰을 폭파하면서 폐사됐다. 남한산성에는 1968년에 창건된 국청사가 있지만 인조 때 창건된 승영사찰 국청사와는 역사적 관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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