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선학원 서울 정법사(분원장 법진)가 소장한 ‘몽산화상육도보설(蒙山和尙六道普說)’ 1책과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1책이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서울시는 6월 10일 서울시보에 ‘몽산화상육도보설’과 ‘묘법연화경’을 유형문화재 제493호와 제495호로 각각 지정한 사실을 고시하고, 역시 정법사가 소장한 ‘선가귀감(禪家龜鑑)’을 문화재자료로 지정할 예정임을 공고했다.

《몽산화상육도보설》은 몽산 덕이(夢山 德異, 1231~1308?) 스님의 법어에서 지옥, 아귀, 축생, 수라, 인간, 천의 육도(六道)와 성문, 연각, 보살, 불(佛)의 사성(四聖)을 합한 십계(十界)를 추린 책이다. 범부의 자리에서 벗어나 성인의 지위에 들어갈 것을 권하는 내용이다.

《몽산화상육도보설》은 불갑사 소장 고려본 등 25종 이상이 전하는데, 정법사 소장본은 명종 20년(1565) 황해도 토산 석두사에서 간행한 판본이다. 석두사본은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1부만 소장돼 있을 정도로 희귀본이다. 간기와 시주질, 각수질 등 기록이 있고, 낙장이 없어 불교학과 인쇄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묘법연화경’은 조선 세종 때 간행된 초주갑인자본 계통의 판본을 저본으로 숙종 11년(1685) 함양 안국사에서 번각한 목판본이다. 전 7권 7책의 완질본이다. 완질본은 서울대학교 규장각 소장본 외에는 정법사 소장본이 유일하다.

권1 말미에 간행 연도와 사찰을 알 수 있는 간기와 시주질, 연화질이 기재돼 있다. 연화질에는 신함(信涵), 정탄(禎坦) 등 13명의 각수가 차례로 기재돼 있고, 죽계당(竹溪堂) 승현(僧絢) 스님이 전체를 교정한 사실이 기록돼 있다. 풍계당(楓溪堂)이 쓴 발문도 수록돼 있는데, 간행과 관련된 사실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정법사 소장본은 특히 경전을 보관하는 책갑(冊匣)이 남아있어 문화재로서 가치가 높다.

《선가귀감》은 청허 휴정(淸虛 休靜, 1520~1604) 스님이 여러 경론과 역대 조사의 어록에서 선가(禪家)의 귀감이 될 만한 내용을 발췌해 주해(註解)를 달고 송(頌)과 평(評)을 붙여서 편찬한 책이다. 정법사 소장본은 인조 11년(1633) 용복사에서 간행된 판본이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정법사 소장 경책과 함께 법장사(주지 퇴휴)가 소장한 ‘황명이학명신언행록(皇明理學名臣言行錄)’ 1책을 유형문화재 제487호, ‘배자예부운략(排字禮部韻略)’ 1책을 유형문화재 제488호, ‘불조삼경(佛祖三經)’ 1책을 유형문화재 제489호, ‘장세호 유서(張世豪 諭書)’ 1점을 유형문화재 제492호로 각각 지정 고시하고, ‘불설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 1책을 유형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공고했다.

《황명이학명신언행록》은 명대 학자인 양렴이 저술한 명대 유학사에 관한 문헌으로, 16세기 조선 유학 도통(道統)의 정립 과정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책이다. 법장사 소장본은 퇴계 이황의 제자 김부의가 소장했던 책으로 명종 17년(1562) 경주에서 판각됐다.

《배자예부운략》은 예부(禮部)의 과시(科試)를 위해 간행한 운서로, 운자(韻字)를 사성(四聲)의 순서대로 적은 사전식 분류서이다. 송나라 정도 등이 황제의 칙명으로 북송 인종 15년(1037) 편찬했다. 법장사 소장본은 효종 9년(1658) 평양에서 간행된 완질본이다.

《불조삼경》은 몽산 덕이 스님이 《불설사십이장경(佛說四十二章經)》과 《불유교경(佛遺敎經)》, 《위산경책(潙山警策)》을 합철한 것으로, 현재 우리나라에만 전하고 있다. 법장사 소장본은 중종 36년(1541) 금산 신안사에서 간행됐다. 신안사 판본은 현재 법장사 소장본이 유일하다.

‘장세호 유서’는 중종 35년(1540) 경상좌도병마절도사 장세호에게 발급된 일종의 군사용 비밀지령 문서다.

‘불설대보부모은중경’은 중종 29년(1534) 서석산(무등산) 도솔암에서 간행된 것으로 국내에 2부만 전하고 있는 희귀본이다. 이 판본은 임진왜란 이전인 중종 29년(1534)에 개판됐고, 다수의 변상도가 수록돼 있어 문화재로서 가치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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