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보로 승격 지정된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 사진 제공 문화재청.

우리나라 불교조각으로는 유일하게 비로자나불-노사나불-석가모니불의 삼신불로 구성된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이 국보로 승격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6월 23일 “보물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불삼신불좌상’을 국보로 지정하고, ‘울진 불영사 불연’과 ‘완주 송광사 목조석가여래좌상 및 소조십육나한상 일괄’, ‘송시열 초상’ 등 3건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은 팔도도총섭(八道都摠攝)을 역임한 벽암 각성(碧巖 覺性, 1575∼1660) 스님이 주도해 임진왜란 때 소실된 화엄사를 재건하면서 대웅전에 봉안하려고 조성한 불상이다. 인조 13년(1635) 청헌(淸軒 또는 淸憲), 응원(應元), 인균(印均) 스님 등이 조성했다. 높이가 3m가 넘는 대형 불상이다. 선조의 여덟 번째 아들 의창군(義昌君) 이광(李珖, 1589∼1645) 부부와 선조의 사위 동양위 신익성(東陽尉 申翊聖, 1588∼1644) 부부 등 왕실 인사와 승려 580여 명 등 모두 1320명이 시주자로 참여했다.

문화재청은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은 17세기를 대표하는 조각승 청헌, 응원, 인균과 제자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여 완성한 기념비적인 대작”이라며, “불교조각으로 유일하게 삼신불 도상이어서 불교조각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크고 중요할 뿐 아니라 예술‧조형적 수준도 조선 후기 불상 중에서 단연 돋보인다.”고 밝혔다.

‘울진 불영사 불연’은 현종 11년(1670) 광현(廣玄), 성열(性悅), 덕진(德眞) 스님 등이 참여해 조성한 2기의 불교의례용 가마다. 불연이 보물로 지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울진 불영사 불연’은 전국에 20여 기가 남아있는 조선 후기 불연 중 가장 온전하게 남아있는 작품이다.

문화재청은 “2기 모두 제작 연대와 배경, 시주자, 제작자 등이 일목요연하게 기록돼 있어 조선 후기 불교목공예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완주 송광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소조십육나한상 일괄’은 효종 7년(1656) 수조각승 무염(無染)의 통솔로 무염·승일파(無染․勝一派), 현진·청헌파(玄眞․淸憲派), 수연파(守衍派) 등 역량이 뛰어났던 17세기 조각장들이 분담해 조성한 불상이다. 당시 유행한 목조와 소조, 채색 기법을 두루 활용해 조각, 개금(改金), 개채(改彩) 등 조각승과 불화승 간 협업 체계를 잘 보여준다.

한편, 문화재청은 6월 22일 “경기도 유형문화재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과 조선시대 관아건물인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무주 한풍루’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양주 회암사 사리탑’은 조선 왕실이 발원해 건립한 진신사리탑이다. 팔각을 기본으로 쌓아올린 여러 층의 기단부 위에 낮은 팔각형 기단을 얹고, 그 위에 다시 원구형 탑신과 옥개석, 상륜부를 쌓은 모습이다. 전체적인 양식과 조영기법, 세부 문양이 조선 전기 왕실 관련 석조물과 비슷한 점, 규모와 치석 상태, 결구 수법 등으로 미루어 당대 최고의 석공이 설계․시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규모가 장대할 뿐만 아니라 보존상태도 양호하며, 사리탑의 형식과 불교미술의 도상, 장식문양 등 왕실불교미술의 여러 요소를 알 수 있는 귀중한 탑”이라고 평가하고, “조선 전기 석조미술의 정수이자 대표작으로 역사, 학술, 조형적 가치가 크다.”고 보물 지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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