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제 사리병(가운데)과 사리병을 봉안했던 은제도금라마탑형사리기(銀製鍍金喇嘛塔形舍利器).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 중 하나인 유리제 사리병이 석영유리로 조성된 사실이 밝혀졌다. 석영유리는 강도가 일반 유리의 2배나 되기 때문에 제작에 보통 유리보다 더 많은 노력과 기술이 필요하다.

국립춘천박물관(관장 김울림)은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이 5월 6일부터 21일까지 보존처리한 보물 제1925호 ‘금강산 출토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 중 유리제 사리병을 ‘오색영롱 - 유리, 빛깔을 벗고 투명을 입다’ 특별전에 공개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특별전에 유리 사리병을 출품하기 위해 일부 파손된 부분을 접합하고, 결손된 부분을 복원하는 등 보존처리를 마쳤다.

국내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석영유리는 경주 불국사 석가탑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유리구슬이 유일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에서 발견된 유리제 사리병은 석영유리로 제작된 완형의 사리병으로 14세기 우리나라 유리 제작기술을 보여주는 국내 첫 사례”라며, “유리제 문화재의 과학적 분석과 연구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강산 출토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는 이성계(李成桂)와 그의 두 번째 부인 강씨(姜氏) 등이 조선을 건국하기 직전인 공양왕 2년(1390)과 3년(1391)에 발원해 조성한 사리장엄구다. 1932년 강원도 금강산 월출봉 석함(石函) 속에서 발굴됐다. 당시 가장 바깥쪽 백자 사발 안에 청동완과 팔각당형 사리기, 라마탑형 사리기를 차례로 넣고, 제일 안쪽에 원통형 모양의 유리 사리병을 봉안한 상태로 발굴됐다.

유리제 사리병은 은제금도금판에 원통형의 유리를 끼웠다. 위에는 은제금도금 마개로 막고, 내부에는 은제도금 사리받침대가 들어있는 형태이다. 높이 9.3cm, 지름 1.2cm, 무게 31g이다.

유리제 사리병은 8월 15일까지 국립춘천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오색영롱-유리, 빛깔을 벗고 투명을 입다’ 특별전에서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