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 한번 이상 절에 가는 불교인 1%, 주 1회 이상 경전을 읽는 불교인 3%, 매일 기도하는 불교인 5%.”

부처님오신날 바로 전날인 5월 18일, 한국갤럽에서 ‘한국인의 종교 1984-2021 (1) 종교 현황’을 공개했다. 면접조사원 인터뷰를 통해 만 19세 이상 1,500명을 대상으로한 이번 조사는 표본오차: ±2.5%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 32%(총 접촉 4,630명 중 1,500명 응답 완료)다.

한국갤럽에서는 1984년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 의식〉이라는 보고서를 시작으로 1989년, 1997년, 2004년, 2014년(5차 조사)까지 30년간 변화를 추적했다. 예정대로라면 종교에 관한 6차 조사는 2024년쯤 진행해야 하지만 최근 종교 인구 급감과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에서의 인식을 기록하기 위해 2021년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상세한 조사 결과가 궁금한 분은 한국갤럽 웹사이트를 보면 된다.)

2021 한국인의 종교는 '개신교' 17%, '불교' 16%, '천주교' 6%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은 ‘비종교인은 종교에서 더 멀어졌으며(비종교인 비율이 처음으로 60%에 육박), 20·30대의 탈(脫)종교 현상이 가속되고 있다’고 공개했다. 또 ‘불교는 고령층·영남 지역, 개신교는 청년층·이외 지역에서 상대적 강세이며, 남성보다 여성, 고연령일수록 종교 믿는 사람 많다’고 했다. 다행인 점은 ‘비종교인의 호감 종교는 '불교' 20%, '천주교' 13%, '개신교' 6%’로 불교에 대한 호감도가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다만 종교인들의 자기 종교에 대한 충성도는 이 수치와 무관하다.

1500명의 응답을 토대로 분석한 여러 수치 가운데 특히 주목할 점은, ‘주 1회 이상 종교시설 방문율: 개신교인 57%, 천주교인 42%, 불교인 1%’, ‘주 1회 이상 경전 독서자 비율: 개신교인 42%, 천주교인 35%, 불교인 3%’, ‘하루 1회 이상 기도/기원자 비율: 개신교인 37%, 천주교인 31%, 불교인 5%’라는 수치다. 1주일에 절에 가는 불교인이 1%에 불과하며, 경전을 읽는 불교인은 3%이며, 매일 기도하는 불교인은 5%라는 수치는 21세기 한국불교의 신행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57%, 42%, 37%, 이라는 개신교인 신행 현실과, 42%, 35%, 31%라는 천주교인 비율과 비교한다면 불교인들의 신행활동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갤럽이 조사 목적에서 밝혔듯, 이번 조사는 사상 유례없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제도종교들에 대한 인식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추진되었다. 누구나 알다시피 제도종교 가운데 개신교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역행하고 저항하며 대면예배를 고집하고, 특정 교파는 코로나19의 강력한 전파원이 되기도 하는등 수십년간 쌓아온 긍정적 이미지를 이번 팬데믹 상황동안 상당히 훼손당했다.

그렇다면 거리두기에 충실하게 협조한 불교나 천주교는 바른 해답을 얻었을까? 불교에 대한 비종교인의 호감도가 여전히 높다는 것으로 자기 만족할 일은 아니다. 맨 앞에 열거한 불교인의 신행현실을 보라. 대면법회든 비대면 법회든 99%의 불교인들에게는 상관 없는 일이 아닐까? 팬데믹이 종식된 자리에 불교는 어떻게 서 있어야 하는지 고민할 시점이다.

김경호 | 지식정보플랫폼 운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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