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불교선리연구원 원장 법진 스님이 아기부처님을 씻겨 드리고 관불의식을 하고 있다.

‘불기 2565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이 5월 19일 오전 재단법인 선학원 전국 분원과 포교원을 비롯한 전국 사찰에서 일제히 봉행됐다.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권한대행 지광 스님은 ‘봉축사’에서 “지금은 나 자신보다 먼저 상대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동사섭(同事攝)의 마음이 절실한 때”라며, “코로나19의 고통을 극복하기를 기원하며 치유의 등을, 분쟁과 전쟁, 불신과 증오가 없는 세계를 기원하며 희망의 등을, 모두가 차별 없는 마음으로 너와 나,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닌 가르침을 실천하여 불국정토를 이루길 기원하는 지혜의 등을 부처님께 올리자”고 당부했다.

한국불교선리연구원 원장 법진 스님이 주석하는 서울 정법사도 오전 11시 봉축법요식을 봉행했다.

법진 스님은 법문에서 “‘하늘 위 하늘 아래 나 홀로 존귀하다〔天上天下唯我獨尊〕’고 하신 말씀은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인간이 스스로 주인이고 존귀하다는 뜻”이라며, “부처님께서는 인간의 생명과 존엄은 어떠한 사상이나 제도, 권력에 의해서도 구속되거나 억압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시기 위해 오셨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부처님께서는 몸을 나투시어 인류가 지향해야 할 공동체와 삶의 모범을 제시하셨다.”며, “ 불국정토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땅, 이 사회에서 구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스님은 이어 “부처님의 탄생을 경하하고 무명과 미혹에 가득 찬 우리의 삶을 부처님의 광명으로 환희 밝히고자 ‘지혜의 등’, ‘광명의 등’을 높이 든다.”며, “연등공양의 공덕으로 마음의 어두움을 환희 밝히고, 사회의 모든 어두움을 밝히며, 소외받는 이에게 부처님의 지혜광명이 충만하고, 코로나19가 소멸돼 세계국토가 청정해지길 기원하자”고 당부했다.

동참 대중은 김상준 영산회 회원이 대표 낭독한 발원문에서 “이 세상은 수많은 이념 대립과 분별로 인하여 갈등을 빚고 있으며, 너와 나, 생명과 환경이 하나임을 자각하지 못하고 무분별한 자연 훼손과 생명경시풍조로 병들었다.”며, “부처님의 수행을 본받아 지혜로써 마음을 맑게 하고, 자비를 실천하여 세상을 향기롭게 만들기를” 다짐했다.

▲ 부처님 전에 꽃을 공양하는 정법사 신도.
▲ 중앙선원 봉축 법요식 모습.

서울 중앙선원(분원장 직무대행 종근)은 오전 10시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2층 법당에서 50여 명의 사부대중이 동참한 가운데 봉축 법요식을 봉행했다.

중앙선원 선원장 직무대행 종근 스님은 봉축법문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은 수없는 고행과 수행을 하여 참 지혜로 불성을 깨달아 인간의 본바탕과 우주의 본질을 밝히셨다.”며, “우리도 계행(戒行)을 지켜 스스로 행동을 바르게 하고, 정행(淨行)으로 마음을 잘 다스리며, 혜행(慧行)으로 참다운 지혜를 닦아 부처님과 같이 깨달은 이가 되자.”고 당부했다.

법요식이 끝난 뒤 참석 대중은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1층 야외에 마련된 관불대로 자리를 옮겨 아기 부처님을 씻겨 드리고 법요식을 마무리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오전 10시 조계사에서 열린 조계종 봉축 법요식에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봉축사를 통해 “풍경소리 같이 맑은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을 품어주신 스님과 불자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불교계는 올해도 법회와 행사를 중단하면서도 산문을 활짝 열어 의료진과 방역진, 여행업계와 소상공인, 문화예술인 같은 분들에게 템플스테이를 무료로 개방해 평화와 안식을 주셨다”며, “공동체와 함께해 주시는 마음에 존경을 표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희망과 치유의 연등은 서로의 마음과 세상을 환하게 이어 비춰주고 있다.”며, “그 원력으로 우리는 코로나를 이겨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행 스님은 봉축사에서 “북방의 부처님오신날인 음력 4월 초파일부터 남방의 부처님오신날인 음력 4월 보름까지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해 달라”고 미얀마 정부에 요청했다.

조계사은 봉축법요식에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우다야라이 이주노동자노조위원장, 헤이만 재한미얀마청년연대 대표, 고(故) 이재학 청주방송 PD 동생 이대로 씨, 김계월 아시아나항공케이오청소노동조합 지부장, 정진영 쿠팡노동조합 지부장을 초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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