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난 당한 천관사지 석등 하대석. 사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경주 천관사지 발굴조사 보고서》(2004).

경주 천관사지 조사에서 발굴된 석등 상·하대석이 없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 신라왕경복원정비사업추진단은 “2001년 발굴조사 이후 문화재 보존 관리 기준에 따라 복토해 현장 보존했던 석등 상·하대석이 없어진 것을 4월 28일 확인하고, 5월 10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11일 밝혔다.

석등 상·하대석은 천관사지 석탑 동쪽 6m 지점에 위치한 정면 3칸, 측면 3칸의 정방형 건물지 남쪽에서 발굴됐다. 하대석은 건물지 기단 남쪽 3.9m 지점에서, 상대석은 6.5m 지점에서 뒤집혀진 채로 각각 출토됐다. 하대석에 각출된 간주석 받침은 평면이 원형이지만, 상대석 하부에 각출된 상대석 받침은 팔각 형태인 것으로 미루어 상대석과 하대석은 별개의 석등 부재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천관사지 석등 상·하대석 도난 사건을 계기로 경주, 공주, 부여, 익산 등 4개 고도에 있는 사적지의 보존관리 실태를 긴급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분야별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경비인력이 상주하기 어려운 사적지를 관리하기 위해 사물인터넷(IoT), 지능형 폐쇄회로 TV(CCTV) 등 첨단 방재시스템을 구축하고, 국립문화재연구소가 개발하고 있는 ‘나 홀로 문화재 상시 관리 및 도난 추적 기술’ 등 관련 연구도 촉진해 문화재 안전 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천관사는 김유신과 천관녀의 전설이 깃든 사찰로 유명하다. 또 신라 38대 원성왕이 이 절 우물로 들어가는 꿈을 꾼 후 왕위에 등극할 수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있어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사찰로 평가된다. 절터는 1991년 1월 9일 사적 제340호로 지정됐다. 천관사지에서는 방형기단에 팔각 탑신을 갖춘 탑 부재가 발굴돼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사찰 규모와 가람배치 등을 확인하고 유적 정비와 학술 연구에 활용할 자료를 얻기 위해 2000년 5월 25일부터 이듬해 12월 30일까지 전면발굴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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