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보로 승격 예고된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 사진 제공 문화재청.

구례 화엄사 대웅전에 모셔진 보물 제1548호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이 국보로 승격 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는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을 국보로 지정 예고한다.”고 4월 28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또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97호 ‘울진 불영사 불연(佛輦)’과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69호 ‘완주 송광사 목조석가여래좌상 및 소조십육나한상 일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332호 ‘송시열 초상’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은 팔도도총섭(八道都摠攝)을 역임한 벽암 각성(碧巖 覺性, 1575∼1660) 스님이 주관해 인조 13년(1635) 조각승 청헌(淸軒 또는 淸憲)과 응원(應元), 인균(印均) 스님 등이 조성한 작품이다. 선조의 여덟 번째 왕자 의창군(義昌君) 이광(李珖, 1589∼1645) 부부와 선조의 사위 동양위(東陽尉) 신익성(申翊聖, 1588∼1644) 부부 등 여러 왕실 인물과 승려 580여 명 등 1320명이 시주했다.

이 삼신불좌상 조성에는 당시 가장 유명했던 조각승 집단인 청헌파와 응원‧인균파가 참여했다. 그만큼 불상의 표현에서도 각 유파(流派)의 조각적 특징이 잘 나타난다. 근엄한 표정의 비로자나불과 석가모니상은 청헌파가, 부드러운 얼굴에 작은 눈과 두툼한 눈두덩이가 표현된 노사나불상은 응원․인균파가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삼신불좌상은 17세기를 대표하는 조각승 청헌, 응원, 인균과 제자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해 완성한 기념비적인 대작”이라며, “17세기 조성된 목조불상 중 크기가 가장 크고, 조각으로 유일하게 비로자나불-노사나불-석가여래불로 표현된 삼신불 도상이라는 점에서 불교조각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크고 중요하다”고 국보로 승격 지정하려는 이유를 밝혔다.

‘울진 불영사 불연’은 현종 11년(1670) 광현(廣玄), 성열(性悅), 덕진(德眞) 스님이 조성한 불교의례용 가마다. 불연은 시련의식(侍輦儀式)에서 사용된다. 시련 의식은 불보살상, 사리, 경전, 불패(佛牌), 영가 등을 의식이 거행되는 장소로 모셔오는 의식이다. 조선 후기에 제작된 불연은 20여 기가 있는데, 불영사 불연은 그중 가장 온전하다.

불영사 불연은 다른 불연과 달리 제작 연대와 동기, 배경, 시주자, 제작자 등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다. 또 몸체 주렴(珠簾)에 청동거울을 매달았는데, 이러한 예는 불영사 불연 뿐이다.

문화재청은 “‘울진 불영사 불연’은 조선 후기 불연 중 제작 당시의 온전한 형태를 간직하고 있고 제작배경을 상세히 담은 명문이 남아 있는 점, 공예기술 면에서 높은 예술적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보물로 지정해 보호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불영사 불연이 보물로 지정되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 받는 첫 불연이 된다.

‘완주 송광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소조십육나한상 일괄’은 벽암 각성 스님의 요청으로 효종 7년(1656) 수조각승 무염 스님과 무염·승일파(無染․勝一派), 현진·청헌파(玄眞․淸憲派), 수연파(守衍派) 조각승들이 참여해 조성한 불상이다.

문화재청은 “조각, 개금(改金)·개채(改彩) 작업 등 조각승과 불화승 간의 협업 체계를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영역이 다른 화원들이 어떻게 협업 관계를 구축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며, “송광사를 본산으로 활약했던 조각승들의 활동 체계와 제작 태도, 경향 등을 밝힐 수 있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송시열 초상’은 74세 때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숙종 6년(1680) 김창업이 그린 초본을 참조해 후대에 다시 그렸다. 유려하면서도 단정한 필선, 정교한 채색으로 등 예술성이 뛰어나 당대 최고의 초상화가가 그렸을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우수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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