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묘 재궁의 긋기단청 모습.

긋기단청이란 바탕칠만 하는 가칠단청 위에 선을 더 긋는 단청을 말한다. 긋기에는 먹긋기, 먹분긋기, 색긋기가 있다.

검은색인 먹으로 긋는 경우는 먹긋기, 검은색인 먹과 흰색인 분으로 두 개의 선을 긋는 경우는 먹분긋기, 검은색과 흰색 대신에 색선을 긋는 경우는 색긋기라고 한다.

가칠단청과 함께 유교단청의 대표인 긋기단청은 단정하고 검소한 단청으로서 주로 향교나 사당, 부속건물 등에 쓰인다.

긋기단청을 하는 까닭은 선만 그려 넣어도 훨씬 가지런해 보이고 정돈된 느낌이 나며, 휘거나 비뚤어진 목재를 곧게 보이게 하는 시각적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을 긋는 곳은 주로 수평으로 된 부재인 대들보나 창방, 도리, 서까래 등 뇌록으로 가칠한 부재이고, 수직으로 된 부재로서 석간주로 가칠한 기둥이나 동자주 등에는 하지 않는다.

또한 기둥과 기둥 사이의 넓은 벽면에는 밋밋하고 단조로운 느낌을 상쇄시키기 위해 벽긋기라 하여 벽의 가장자리 부분에 사각형의 선을 긋고, 모서리 부분에는 간단한 장식 문양을 가미한 귀긋기를 하기도 한다.

이렇듯 긋기단청은 간단하게 몇 개의 선만 그었지만, 언뜻 보면 수직선과 수평선으로 구성한 현대 추상회화의 선구자였던 몬드리안(Piet Mondriaan, 1872~1944)의 콤퍼지션(Composition) 작품이 연상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정결하게 선을 그은 가칭단청에서 우리 단청 장인들의 뛰어난 예술적 감각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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