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환경연대가 15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의 4대강 사업 민간인 불법사찰을 강력 규탄’했다. 유정길 운영위원장과 한주영 사무국장.

불법사찰문건 어떤 내용 담겼나?

“촛불정신 구현과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국정원의 불법 사찰활동은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 관련자는 응당 처벌을 받아야 하고,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조치를 해야 한다.”

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법만)가 3월 15일 오후 2시 이 단체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의 4대강 사업 반대 민간인 불법사찰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불교환경연대는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을 펼친 대표적인 환경단체다. 국정원의 불법사찰 문건에는 불교환경연대가 여러 번 등장한다. 또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였던 수경 스님과 실상사 주지 도법 스님으로 추정되는 스님도 등장한다.

불법사찰 문건에 따르면 국정원은 ‘종교계의 4대강 반대 활동 원인’을 불살생과 생명존중 교리로 보았다. “불교와 천주교는 각각 제1교리인 불상생과 생명존중을 내세워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자연환경 훼손과 생명 파괴를 수반한다면서 반대활동을 당연시 했으며, 정책 반대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대책으로 ‘각 종단 고위층에 대한 설득 활동 확대’를 제안했다. 불교의 경우 “25개 교구본사 주지를 대상으로 친환경 시공방침을 설명하는 등 환경훼손 우려를 불식시키고 승려 단속을 당부할 것”을 주문했다.

국정원은 4대강 반대 운동을 하는 스님을 좌파인사로, 단체는 좌파단체로 매도하고, 불법행위를 찾아내 압박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문건에 따르면 “○○, ○○ 등 극렬 좌파승려 운영사찰 대상 국가보조금 지원 점진적 축소·중단 및 보조금 유용 등 불법행위 사법처리”를 ‘견제 강화책’으로 제시했다. 또 “비판 활동 주도 종교인의 개인 비리와 약점 등을 압박수단으로 활용하는 한편 언론보도 등으로 퇴출시키는 방안도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불법사찰 문건에 따르면 국정원은 불교환경연대를 ‘언론기고 등 본격적인 반대활동을 기도한 단체’로 분류했다. 불교환경연대가 “불교 전반으로 반대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생명존중’ 교리를 명분으로 여론 조성에 주력하고 있고, 수경 스님이 성명서 발표 등을 통해 반대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불교황경연대 대표(수경), 실상사 주지(도법) 등 주도인물의 좌파, 과격성향 을 부각하고, 천성산 터널 공기지연 등 국책사업 차질사례 홍보”를 대응 방안으로 제시했다.

불법사찰 문건과 관련 불교환경연대는 “국정원은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서 불교환경연대를 4대강 사업을 반대한 단체로 분류하고 종교단체 중에 유일하게 단체 이름이 구체적으로 반복 언급했다.”며, “이런 악마적인 지침이 과연 민주적인 정상국가가 벌일 수 있는 일이냐?”고 비판했다.

불교환경연대는 또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불법사찰 문건 중 <4대강 사업 반대 단체 현황>과 <주요 반대인물 관리방안> 두개의 문건은 청와대 홍보기획관 요청으로 작성되었다는 사실”이라며 “당시 이러한 일을 사주한 청와대 홍보기획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했다.

불교환경연대는 국정원 불법사찰 문건 추가 공개를 위해 4대강재자연화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와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은 “공개된 문건으로 보면 국정원의 불법사찰문건이 이보다 더 많이 있을 것”이라며, “시민사회와 함께 법적 대응에 나서 공개되지 않은 문건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주영 불교환경연대 사무국장은 “현 정부는 정치적 셈법을 떠나서 국민과 약속한 4대강 재자연화 공약을 하루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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