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문화사 | 2만 8000원

우리나라의 연등회가 2020년 세계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지은이는 새로이 발굴한 ‘낙화법(落火法)’은 연등회의 연장선에서 출발한다. 이제까지 ‘연등(燃燈)’에 관한 연구에서 등(燈)과 화(火) 그리고 관등(觀燈)과 관화(觀火)의 개념을 구분하지 않았다. 이는 연등을 밝히는 재료와 재료의 변화·상징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신라의 수구다라니 신앙, 고려의 무능승도량 개설과 연등회의 수용과정을 염두에 두고 고려사를 분석하면, 등과 화, 관등과 관화는 밀접한 관련성이 있으나 상징성은 약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원연등회(또는 봉은행향)는 연등을 보는 관등에서 시작하여 불[火]을 보는 관화에서 끝을 맺는 의례이다. 즉 연등회는 불빛과 광명으로 왕실과 백성의 풍요를 빌고, 삿된 재난과 재앙을 막아 물리치기를 기원하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등과 연등의 개념은 현재까지 연등회로 이어오지만, 화와 관화의 개념은 조선에 들어와서 염초(焰硝)의 수급문제로 큰 변화를 맞는다. 16세기 중반 이후 화약을 사용하는 불빛과 광명은 볼 수 없었지만, 숯으로 대체되어 두 방향으로 발전한다.

민간에서는 연희의 성격이 강화되어 ‘낙화놀이’라 불리고, 사찰에서는 의례의 성격이 강화되어 ‘낙화법’으로 불리게 된다. 불교에서는 수행법으로 대수구대명왕대다라니를 염송하는데, 숯[炭]의 불[火]은 〈오대진언집〉에 나오는 수구즉득다라니 염송을 이용한 소재(消災)의식으로 의례 체계를 갖춘 불교의례로 나타난다.

이 책에서는 대수구대명왕대다라니(수구즉득다라니)를 로마자로 표기하고 번역하였고, 낙화법의 절차를 밝혔다. 책의 영인본 부록으로 수록된 영평사 소장본 〈오대진언집〉에는 ‘낙화법’이 묵서로 재료와 절차가 수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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