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의운하 | 1만 5000원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 부와 성공을 얻은 후 미국에서 출가한 사람이 있다.

한국에서 20대의 나이에 이룰 수 있는 안정된 직장, 착한 남자친구, 그리고 가족과 친구를 가진 여성이 가방 두 개만 가지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허전하고 우울한 마음 때문이었고 인생을 어떻게 살지 생각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성공과 부를 얻는 것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하는데, 매일 10시간 이상 일했지만 사업은 나아지지 않았다. 대신 불면과 불안의 시간이 찾아왔다.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자기계발 세미나를 찾거나 명상 등의 글을 읽었지만 효과는 잠시 뿐이던 때, 인터넷으로 영화 스님의 참선을 접하게 된 것이 첫 출발이었다.

영화 스님을 만나 참선을 배우며 바빠도 매일 30분은 참선을 하자 며칠 후 마음이 안정되었다. 그러자 좋은 아이디어와 해결책이 떠오르며 사업이 순탄해지더니 점점 예상치 않게 성장하였다. 2014년 시작한 사업이 2017년 연 30억에 가까운 매출을 할 정도로 급성장했지만 그는 항상 참선과 여름, 겨울 수련에 우선순위를 두었다.

그는 아우디 스포츠카를 몰다가 포르쉐를 구입하고 한 달 동안 콜롬비아의 한 도시에서 여행 하거나 고급음식을 먹고 쇼핑을 다녔지만 마음은 늘 스승인 영화 스님 곁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2019년 드디어 출가를 결심하고 출가 전 마지막으로 자유와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려 작정해 매일 신나게 춤을 추고, 원하는 옷을 입고, 원하는 곳에 가고, 고급스런 음식을 먹고 놀았다. 그런 경험을 한 그는 이렇게 적고 있다.

“출가 전 탈선으로 나는 세속적인 즐거움이 진정으로 일시적이고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확고히 깨달았다. 그와 반대로 불교 수행은 고(苦)를 견뎌야 하지만 항시 지속적이고 깊은 안락과 마음의 해방이 있다. 그리고 이것은 매년 더 커진다는 것을 지난 8년 동안 경험했다.”

일시적 탈선은 출가의 결심을 더욱 단단히 해주었고, 미련과 후회를 떨치게 했다. 2019년 그는 친구들의 축하 아래 출가식을 마치고 현안 스님으로 태어난다.

책에서 현안 스님은 은사인 영화 스님이 어떻게 수행을 끌어주고 있는지 곳곳에서 설명한다. 그리고 은사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존경을 보낸다.

영화 스님은 베트남 출신으로 미국 유학 후 MBA과정을 마치고 기업체에서 일하다가 1995년 중국 위앙종 법맥의 마지막 조사인 선화 상인을 만나 출가했다. 이후 대만에서 계율을 공부하고 2001년 미국으로 귀국, 2005년까지 은둔 수행을 했다. 2005년 대승불교를 통해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는 목적으로 ‘BodhiLight International(BLI)’라는 비영리 조직을 설립, 제자를 받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LA근교에 위치한 노산사(廬山寺)와 위산사(潙山寺)에서 수행자를 지도하고 있다.

현안 스님이 위앙종의 전통적 수행법으로 강조하는 것은 ‘결가부좌’다. 한국불교와 다르게 결가부좌를 강조하는 이유는 “오래 앉아야 선정에 깊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를 증명한 사례를 책에서 다양하게 소개하기도 한다.

출가 전에 이미 미국 곳곳을 다니며 참선을 알리는 데 시간을 보내며, 사업차 출장을 가서도 출장지에서 ‘참선 교실’을 열어 참선 지도를 하던 그는 출가 후 영화 스님의 요구에 따라 2020년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의 위앙종 사찰인 청주 보산사에서 지도법사로 있다.

현안 스님은 성공과 부를 버리고 출가한 이유를 묻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버린 게 아니라, 더 좋은 것을 선택한 것”이라고.

지금 물질적인 욕구와 정신적인 갈증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