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사 | 19,500원

어느 날 아파트 지하주차장 바닥을 살피다 ‘유레카’를 외친 광대화가 최영준.

바닥칠이 깨지고 갈라진 자국, 바닥에 흘린 오일 자국과 자잘한 스크래치가 그의 눈에는 마치 피카소의 그림처럼 보였다.

“라파엘로처럼 그리기 위해서 4년이 걸렸어. 그런데 아이처럼 그리는 데는 평생 걸렸지”라던 피카소의 말을 힌트 삼아 ‘단순하게, 쉽게, 어린아이처럼’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을 배운 적이 없지만 석 달간 300점의 수묵화를 쉼 없이 그렸다. 밤을 수없이 새우며 그의 입술은 부르트고 몸무게도 줄었다. 그 300점의 작품 중 가려 뽑은 114점을 이 책에 담았다.

그의 흑백 그림과 문장에서는 생명력이 느껴지고, 수묵화는 투박한 듯 절묘하다. 그에 덧붙은 글은 어느 단역의 대사처럼 짤막하고 강렬하다. 그림을 배운 적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독학이라 답했다.

지은이 최영준은 〈이수일과 심순애〉 〈검사와 여선생〉 〈아리랑〉 등 무성영화에 생명을 불어넣는 21세기 변사로 활약하고 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한국상영발전협회로부터 공로패를 수상했다. 1인 연극 〈약장수〉 〈팔불출〉 등의 연극 배우로 출발하여, 1990년 KBS 개그콘서트에 입사한 뒤 〈유머일번지〉에 출연, 코미디언으로 활동했고, KBS 〈6시 내고향〉에 장터 여리꾼으로 출연했다.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을 발표하며 가수로도 데뷔했다. 현재 ‘한국무성영화발전소’와 ‘최영준 유랑극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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