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사| 2만 8000원

초기불교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을 위한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초기불교를 만들어 낸 사회‧문화적 바탕과 역사적 배경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그 교리에 관련된 몇 가지 쟁점을 명료화함으로써 초기불교에 관한 새로운 논의 마당을 만들려는 의도에서 쓰였다.

지은이가 초기불교와 관련해 학계에서 아직 합의되지 않은 핵심 쟁점으로 꼽은 네 가지는 △깨달음의 조건은 무엇인가 △‘육년고행설’이라는 오해는 어떻게 고착화되었는가 △붓다는 윤회를 어떻게 보았는가 △붓다 업론과 바라문 업론은 어떻게 다른가 등이다.

지은이는 이 물음을 제기하고, 그에 대한 나름의 해명을 시도하는데 내용 절반을 할애했다.

먼저 깨달음의 조건에 대해 지은이는 한국불교의 ‘깨달음지상주의’ 현상을 지적하며 “붓다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 그리고 깨달음에는 선정 이전에 필요조건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쟁점으로 삼은 ‘육년고행설’은 붓다가 출가 후 6년간 고행했고 그것이 깨달음으로 이끌어 주지 못했기 때문에, 고행을 포기함으로써 깨달음을 성취했다는 설이다. 지은이는 이에 대해 “붓다의 깨달음은 고행을 포함한 6년간 수행으로 얻어진 것이며, 그 바탕에 철학적 소양과 지식이 있었다.”며 “책에서 붓다가 고행을 어떻게 설했는가를 밝히고, 초기불교 경전에 나타난 고행 개념을 자이나교 및 바라문교와 비교해 고찰했다.”고 밝혔다.

세 번째 붓다가 윤회를 어떻게 보았는가 하는 논쟁은 “붓다는 윤회에 관련된 질문에 무기(無記: 질문에 침묵하는 것)로 일관했다.”며 “붓다 윤회관을 탐구하는 것은 그 침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추론해내는 작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출가자든 재가자든 윤회를 믿는 것은 개인적 자유이지만, 붓다가 윤회를 설했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마지막으로 붓다 업론을 설명하는데, “인(因: 직접 원인)과 과(果: 결과) 사이에 연(緣)이라는 간접원인을 설정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연은 사회적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교리적 근거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두기 위해서” 네 번째 쟁점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지은이는 “붓다는 인-과를 직접적으로 연결하거나 그 관계를 규명하려 하지 말라고 설했다.”며 “붓다 업론은 ‘현재’ 중심의 업론이며 한마디로 자기 책임론임을 강조한다.”고 했다.

책에는 또 인간 붓다의 가르침을 실천해 가면서 전에 없이 평화를 느끼게 된 지은이의 체험담이 소개되기도 한다. 이런 개인적 체험담은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부록에는 지은이가 인도에서 찍은 초기불교의 사실성을 뒷받침해 주는 사진 46점이 수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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