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범어사 대웅전 단청.

단청(丹靑)이란 단사(丹砂)와 청확(靑雘)이라는, 안료를 만드는 광물질의 첫 자를 딴 단어입니다. 《삼국사기》 <열전> ‘솔거’조에는 신라 진흥왕 때 솔거가 황룡사 벽면에 그린 그림을 ‘화노송’이라 하며 “색이 바라자 절의 스님이 단청을 고쳐 그렸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것이 단청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이며, 오늘날에는 ‘미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단청은 디자인적이면서 회화적 요소가 가미된 우리의 독특한 전통 문화이자 예술입니다. 우리 민족의 얼과 신명, 정서를 표현함으로써 그 어떤 장르의 예술보다 화려하고도 장엄한 극치의 색채 예술이기도 합니다.

단청에 쓰이는 우리의 전통 색채인 오방색(五方色)은 찬란하고도 강렬하며, 고대로부터 이어져 온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는 섬세하고 뛰어난 색채 감각과 미의식을 담고 있습니다.

단청은 대칭(symmetry), 반복(repetition), 점층(gradation)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화려하면서 정제되고 통일된 멋을 보여 줍니다. 우리 민족이 아끼고 오늘날까지 소중히 이어온 단청의 문양과 형태는 빼어난 조형적 멋과 숭고한 전통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옛부터 불교를 지켜온 우리 조상들이 국태민안과 수복강녕을 염원하면서 나라의 태평성대와 가정의 행복, 가족의 무병장수를 기원했던 기복과 장엄의 미학이 담긴 밝고 건강한 예술인 것입니다.

박일선·단청산수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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