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나를 두렵게 한 지 오래이니 이제 놓아주어 떠나게 하리라.

그 때 그 비구는 스스로 이렇게 가르치고 나서 모든 결박을 여의고 아라한이 되었다.

-《잡아함경》 <이림경>

▲ 담앤북스 | 1만 4000원

“마음은 억지로 놓는 게 아니라, 홀가분하고 자유롭게 놓아주는 일이다. 이 미묘한 차이를 관찰할 수 있으면 뭣 좀 아는 세심한 사람이 된다.”

도정 스님은 경전을 펼쳐놓고 자신의 생각을 써내려갔다. 경전에는 마음을 놓아주라고 했는데 도정 스님은 ‘애쓰지 말고 홀가분하게 탁 내려놓으라.’고 섬세하게 주문한다.

이 책은 등단해 여려 권의 시집을 낸 시 쓰는 수행자 도정 스님의 두 번째 산문집이다. 책의 제목인 ‘향수해(香水海)’는 《화엄경》에 나오는 ‘연꽃 피는 향기로운 바다’를 이르는 말이다. 연꽃이 독립개체로서 고유한 우주인 동시에 상호 연결되어 소통해야만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연꽃은 우리 개개인이며, 연결된 우리에게서는 아름다운 향기가 난다는 게 스님의 말이다.

인터넷 메신저와 SNS로 소통하는 시대에 편지글을 담은 산문집 《사랑하는 벗에게》를 출간한 지 3년 만에 스님이 펴낸 이 책은 〈불교신문〉에 연재한 글 모음집이다.

스님은 독자들에게 “이 책이 불교의 어떤 깨달음을 사칭하거나 강요하는 교언(巧言)이기보다는 그저 나와 타인을 좀 더 이해하고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는 심중 씨앗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이 세상에 태어나서 늙고 죽는 일이 허무하거나 부질없음을 뛰어넘어 무엇보다 소중한 순간순간의 연속이었음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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