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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각도로 ‘번뇌’ 알아보며 객관적 성찰
이필원 외 5명 ‘번뇌, 끊어야 하나 보듬어야 하나’
2020년 11월 19일 (목) 18:02:43 박선영 기자 budjn2009@gmail.com
   
▲ 박찬욱·윤희조 기획 | 한자경 편집 | 운주사 펴냄 | 2만 2000원

번뇌는 보통 마음이 괴로움을 느끼는 일종의 심리상태, 예들 들면 우울, 근심, 불안, 절망, 공포 등 몹시 괴롭고 힘든 심리상태를 말한다. 불교에서는 번뇌의 일종인 탐·진·치를 중생의 해탈을 가로막는 최대의 적으로 간주한다.

초기불교와 대승불교, 선불교, 그리고 서양 철학, 심리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번뇌에 대해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성찰한 책이 나왔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었다.

이필원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파라미타칼리지 교수가 쓴 〈번뇌, 알아야 끊을 수 있다〉는 초기불교에서의 번뇌 문제를 다뤘다. 이 교수는 불교의 핵심 주제는 번뇌와 수행이며, 따라서 불교는 언제나 번뇌를 깊이 있게 다루어 왔다고 했다. 그는 “번뇌는 실체론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를 따라 일어나는 것”임을 강조하며, 따라서 ‘번뇌는 밖에 있는가, 안에 있는가?’라고 이원적으로 분별하여 장소를 물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김재권 능인대학원대학교 불교학과 교수는 〈대승불교의 번뇌론의 유형과 그 사상체계〉에서 대승의 번뇌론이 발전하는 과정과 특징을 드러내기 위해 우선 초기경전에서의 번뇌론과 아비달마불교 설일체유부에서의 번뇌론을 정리하고, 대승불교의 번뇌론으로 반야중관의 번뇌론과 유식학파의 번뇌론을 순서대로 논했다. 반야중관에서의 번뇌는 언어적인 개념화 내지 희론에 근거한 분별에 의해 생겨나며, 이는 무자성(無自性) 내지 공성(空性)의 깨달음을 통해 극복될 수 있다. 유가행파는 유식성에 기반하여 번뇌설을 확립하면서 더 정교한 번뇌설을 확립하였다고 파악했다.

오용석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의 〈물고기의 꿈, 그리고 깨어남〉은 발심하지 못한 범부의 번뇌는 생사의 번뇌이고 발심한 수행자의 번뇌는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갈망의 번뇌라고 말했다. 또한 선불교에서 번뇌란 부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원적 분별 너머로 나아가기 위하여 극복되어야 할 뿐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그렇게 일체의 분별을 넘어 무심의 경지에 이름으로써 일체중생을 향한 무연자비를 실현할 수 있게 된다고 논했다.

박찬국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서양철학에서는 번뇌 망상이란 문제를 어떻게 보았는가>에서 서양철학 전반에 나타나는 번뇌 망상의 양상과 대응을 논한 후,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을 중심으로 번뇌의 문제를 다뤘다. 키에르케고르가 말하는 인간 정신의 성숙도에 따라 계속 다른 단계로 발전해 가는 ‘절망’의 다양한 모습을 번뇌 망상의 여러 양상으로 해석하면서, 키에르케고르가 제시하는 번뇌 망상 극복의 길을 제시했다.

이유경 분석심리학연구소장은 〈번뇌의 분석심리학적 이해〉에서 융의 분석심리학으로 번뇌를 분석했다. 이 소장은 번뇌에 상응하는 걱정, 불안, 공포, 공황 등의 신경증적 증상은 자아의식의 과도한 주도에 제동을 걸면서 자아중심성을 벗어나게끔 하며, 결국 자아의식과 무의식의 소통과 화합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했다. 말하자면 일상적인 자아의식의 중심인 ‘자아(Ich/Ego)’의 한계를 넘어 전체 인격의 중심인 ‘자기(Selbst)’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분석심리학은 그러한 자기의 실현 내지 성숙한 인격의 완성을 위해 ‘적극적 명상’의 방법으로 자아의식과 무의식의 소통과 합일을 찾아 나갈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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