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물로 지정 예고된 하동 쌍계사 소장‘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목판. 사진 제공 문화재청.

병자호란(1636년) 이전에 조성된 하동 쌍계사 소장 희귀 목판 3건과 ‘고성 옥천사 소장 영산회 괘불도 및 함’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11월 18일 “‘선원제전집도서(禪源諸詮集都序) 목판’과 ‘원돈성불론·간화결의론 합각(圓頓成佛論․看話決疑論 合刻) 목판’,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大方廣圓覺修多羅了儀經) 목판’, ‘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 및 함’ 등 조선시대 사찰 목판 3건과 대형불화, ‘효의왕후 어필 및 함 - 만석군전·곽자의전(孝懿王后 御筆 및 函-萬石君傳․郭子儀傳)’을 보물로 지정한다.”고 예고했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목판 3건은 문화재청과 재단법인 불교문화재연구소가 매년 차례로 시행하고 있는 ‘전국 사찰 소장 불교문화재 일제조사’에서 새롭게 가치를 인정받은 불교문화재다.

‘선원제전집도서 목판’은 지리산 신흥사 판본(1579)과 순천 송광사 판본을 저본으로, 선조 36년(1603) 조성한 22판 완질본이다. 부휴 선수(浮休 善修, 1543~1615) 등 승려 115명이 조성에 동참했다. 같은 종류의 목판 중 조성시기가 가장 이르다.

‘원돈성불론·간화결의론 합각 목판’은 보조국사 지눌(普照國師 知訥, 1158~1210) 스님이 지은 《원돈성불론》과 《간화결의론》을 합쳐 선조 37년(1604) 지리산 능인암에서 조성한 11판 완질본이다. 1면에 2장, 또는 양면에 4장을 판각했다. 병자호란 이전에 판각된 것으로는 유일하게 전래되는 목판이다.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목판’은 세조 1년(1455)에 주조한 을해자로 간행한 판본을 광해군 3년(1611) 능인암에서 판각한 335판 완질본이다. 부휴 선수와 소요 태능(逍遙 太能, 1562~1649), 벽암 각성(벽암 각성, 1575~1660) 등 당대 고승이 조성에 참여하였고, 응준(應俊, 1587~1672), 승희(勝熙), 김득림(金得林), 조응도(趙應道) 등 각수 53명이 판각한 사실이 권5 말미에 수록돼 있다. “판각 조직체계와 인력, 불교사상적 경향, 능인암과 쌍계사의 관계를 살필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 보물로 지정 예고된 ‘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 사진 제공 문화재청.

‘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 및 함’은 순조 8년(1808) 수화승 평삼(評三) 등 화승 18명이 참여해 조성한 불화다. 20폭의 화폭을 붙여서 조성했다. “18세기 전통 화풍을 계승하면서도, 색감이나 비례, 인물의 표현, 선묘 등 19시 전반 화풍을 반영하고 있어 과도기적 양식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4건의 불교문화재와 함께 보물로 지정 예고된 ‘효의왕후 어필 및 함 - 만석군전·곽자의전’은 효의왕후 김씨(孝懿王后 金氏, 1753~1821)가 조카 김종선에게 《한서(漢書)》 <만석군석분(萬石君石奮)>과 《신당서(新唐書)》 <곽자의열전(郭子儀列傳)>을 우리말로 번역하게 한 뒤 그 내용을 필사한 어필이다. △왕족과 사대부 사이에서 유행하던 18세기 한글 필사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점 △한글 흘림체의 범본이라 불릴 만큼 서풍(書風)이 뛰어난 점 △왕후가 역사서 내용을 필사하고 발문을 남긴 점 등 “조선시대 한글서예사의 기준작으로 삼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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