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이 《묘법연화경》출간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今此三界 皆是我有 其中衆生 悉是吾子 而今此處 多諸患難 唯我一人 能爲救護
금차삼계 개시아유 기중중생 실시오자 이금차처 다제환란 유아일인 능위구호

지금 이 삼계는 모두 나의 소유이고 그 안의 중생은 모두 나의 자식이다.
지금 곳곳은 모두 환란 중이니 오직 나 혼자만 능히 구할 수 있다.

77세 희수(喜壽)를 맞은 대한불교관음종(이하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이 세상과 부처님께 보은한다며 《묘법연화경》을 번역해 출간했다. 관음종을 개산한 태허 스님은 《묘법연화경》을 소의경전으로 삼고 창종했다.

홍파 스님은 17일 낙산 묘각사에서 교계 기자간담회를 갖고 《묘법연화경》 출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위에 시작한 내용은 《묘법연화경》의 〈방편품〉에 나오는 경구로, 홍파 스님은 스티커를 만들어 신도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홍파 스님은 “임금이 상투 위에 넣거나 임금의 가마 대들보에 들어갔던 글이다. 해인사 대적광전 대들보에도 이 글이 들어있다”라며 “세상이 어렵고 힘들다고 느껴질 때 힘을 줄 수 있는 경전 구절이라 갖고 다니면 좋다”고 했다.

▲ 도서출판 법성 | 비매품

홍파 스님이 이번에 번역한 《묘법연화경》은 1200여 페이지 분량이다.

스님은 “신라시대 원효대사부터 조선시대 김시습에 이르기까지 많은 선지식이 내놓은 《묘법연화경》에 대한 해설과 별찬서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의 《묘법연화경》도 두루 참고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간한 《묘법연화경》이 기존 책과 차별되는 점은 정명 국사의 〈법화경찬(法華經讚)〉과 함허 기화 선사의 〈법화경송(法華經頌)〉을 부록으로 넣은 것과 각 품이 끝나는 말미에 주석을 단 것이다.

홍파 스님은 《묘법연화경》과 관련하여 운허 스님과 춘원 이광수 선생 사이의 일화를 소개했다. 경전 중 최상승 경전이 《묘법연화경》이라고 여긴 운허 스님은 친척인 춘원에게 《묘법연화경》을 읽기 쉽도록 번역하라고 했고 춘원은 100독을 한 후 번역하겠다고 답하고는 8개월 만에 100독을 했다며 번역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다음해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춘원은 납북돼 소식이 두절됐다. 운허 스님이 춘원의 집에 두 차례 가봤지만 기대했던 《묘법연화경》 원고는 찾을 수 없었다. 운허 스님은 “춘원의 《묘법연화경》 번역이 세상에 나왔다면 얼마나 좋았겠나”라며 아쉬워했다고 한다. 이후 운허 스님이 역경원장을 맡아 《묘법연화경》이 번역돼 세상에 나왔다.

홍파 스님은 “《금강경》, 《화엄경》, 《묘법연화경》은 대승 3부경으로, 팔만대장경을 다 읽지 않아도 이 세 경전만 보면 다 보았다 할 수 있다”면서, “그 중에서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나침반 같은 경전이자 참다운 부처님 정신을 알 수 있는 경전이 《묘법연화경》”이라고 했다. 또 “법화경은 경의 힘(에너지)가 제일 센 경전이고, 부처님 말씀을 압축했기 때문에 불교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고 예찬했다.

홍파 스님은 《묘법연화경》을 총 3000부 출간했으며, 그 중 1000부는 일본어 서문이 추가돼, 향후 일본불교에 보시할 계획이다.

홍파 스님은 11월 24일 오후 2시 낙산 묘각사 큰법당에서 출간기념행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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