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문화학술원 한국문학연구소가 ‘한국문학연구신서’ 18번째 성과물인 《불가의 글쓰기와 불교문학의 가능성》을 펴냈다.

연구소 측은 “한국문학 연구에서 마땅히 주목해야 할 불교문학의 가능성에 대한 도전적인 문제의식을 담은 여러 논문들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특히 “ ‘한국문학연구신서’ 14권 《불교문학 연구의 모색과 전망》에 담았던 연구성과를 보완 확산했다”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불가의 글쓰기와 불교문학의 가능성》은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불가의 ‘사(私)문학’이라는 주제로 네 편의 논문이 실렸다. 김승호는 ‘고려 불가의 자전적 글쓰기와 그 양상-서신 및 비명을 중심으로’를 통해 고려시기 불가에서 이미 자전의 양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글쓰기의 유형이 출현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김승호는 또한 ‘불가자전의 성격과 서술유형의 고찰’을 통해 고려 이후 불가 자전의 역사와 조선 후기 불가 자전의 대표적 사례를 등러 불가 자전의 성격 및 서술방식상의 특성을 점검했다.
김종진은 ‘침굉현변(枕肱縣辯)의 글쓰기 방식과 문학치료’를 통해 침굉의 서간문을 중심으로 그의 글쓰기에 담긴 문학적 자가 치료의 양상을 분석했다. 이승수의 ‘불가한시에 내재된 그리움과 번민’은 고려와 조선시대 선승들이 남긴 한시에 나타나는 그리움과 시름, 번민와 고뇌를 검토해 수행자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의 시문에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밝힌다.

2부는 유가와 불가를 대상으로 한 다섯 편의 논문을 실었다. 신영명은 ‘숨어살기의 논리-삼국유사의 피은과 16세기 강호시가’에서 삼국유사 ‘피은’에 나오는 숨어사는 삶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은거관을 16세기 영남사림의 강호시조와 비교 고찰함으로써 공통점과 차이점을 탐색한다. 이경하는 ‘15세기 최고의 여성 지식인, 인수대비’를 통해 인수대비의 캐릭터가 텔레비전 등을 통해 고정되는 문제를 살피고, 역사적 개인적으로서의 인수대비를 조명한다.
김창원은 ‘도산십이곡’의 형상세계와 불교에서 ‘도산십이곡이 담아 내고 있는 강호의 형상세계의 밑바탕에 불교가 이루어 놓은 시적 성취가 간섭 작용하고 있으며, 그것이 형상화하고 있는 거대한 강호공간이 궁극적으로 불교의 공(空)에 기반한 원융무애하고 자유자재한 인간과 그 인간이 사는 암자의 형상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을 조명한다.
이강옥은 ‘문학치료 텍스트로서의 《구운몽》의 가치와 가능성’에서 문학적 치유 역할로서의 《구운몽》을 분석한다. 김상일은 ‘《육로산거영(六老山居咏)》와 석옥청홍·다산정약용ㅇ의 산거시(山居詩)비교’를 통해 《육로산거영》에 실린 석옥과 다산의 한적한 산중 생활의 소회와 감흥을 ‘산거시’를 비교하여 그 차이가 유교사상과 불교사상의 차이에서 기인함을 분석했다.

3부는 불교문학과 출판이라는 세 편의 논문을 실었다.
송일기의 ‘백파긍선과 양진거사박치유(白坡亘璇과 養眞居士朴致維)의 만남’에서 조선 후기 선교에 정통한 최고의 학승으로 알려진 백파 긍선과 태인 방각본의 주인공인 박치유의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그들의 행적과 활동을 살핀다. 김기종은 ‘월인천강지곡의 저경과 사상적 기반’에서 저경의 성격과 의미에 대해 분석하고 신앙적 기복적 관점 외에 백성 교화에 대한 필요성으로 인해 제작되었다는 주장을 펼친다. 김진영은 ‘불가의 글쓰기와 불교문학의 가능성’을 통해 한국의 불교문학과 고전문학 연구가 새로운 학문의 동력으로 거듭나는 데 큰 힘을 보탤 수 잇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춘식 한국문학연구소장은 “최근에 주목되는 인문학의 치유적 가능성에 관한 관점에서 불가의 글쓰기를 다룬 논문들은 인문학의 새로운 전망에 대한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국대 출판부/김승호 외/18,000원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