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의 수행환경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탈종한 한국 선불교의 정신적 지주 송담 스님의 상좌 등 후학들이 대거 조계종에 승려분한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송담 스님의 탈종과 스님이 이끄는 재단법인 법보선원 이사 스님들이 모두 조계종에 제적원을 제출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재단법인 법보선원 이사 스님들은 송담 스님의 제자이다.

조계종 관계자는 10월 21일 <불교닷컴>에 “송담 스님의 상좌 등 후학들 40여명이 조계종에 분한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계종의 승려분한신고는 지난 6월 20일 2차 신고 기간이 만료됐다. ‘승려분한’은 조계종 승적을 취적한 후 출가 독신으로 수행하고 청규와 계율을 지키고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이다. <승려 분한신고 시행령>에 따라 10년 주기로 진행한다. 조계종 스님은 누구나 분한신고를 이행해야 하며, 분한신고를 하지 않으면 <승려법> 제34조의 7에 따라 조계종 승려 지위를 상실한다. 분한신고를 하지 않으면 더 이상 조계종 승려가 아니라는 얘기다.

송담 스님이 창건한 인천 용화선원의 한 관계자는 21일 “승려분한신고는 스님들 개인이 처리하는 하는 일이며, 용화선원이 단체로 취합해 하지 않는다.”며 “분한신고를 하지 않은 큰 스님 제자들이 얼마나 되는 지 알 수 없다. (송담) 큰스님께서 이미 조계종에서 탈종하신 것을 알고 계시지 않느냐.”고 했다.

송담 스님은 2014년 9월 조계종 탈종을 선언에 불교계는 물론 일반 사회에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송담 스님 탈종 선언 직 후인 2014년 9월 17일 재단법인 법보선원 이사회 임원과 송담 스님 문도 스님들은 오전 인천 용화선원에서 모임을 갖고 송담 스님의 뜻을 전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

이어 재단법인 법보선원 측은 같은 해 9월 19일 “지난 9월 17일 이사회를 개최해 만장일치 결의에 따라 이사회 임원 전원(10명)의 제적원과 승려증을 본사인 제2교구 본사 용주사와 조계종 총무원에 일괄 접수했다.”고 밝혔다.

당시 법보선원은 제적원에 “재단법인 법보선원의 수행전통과 현 대한불교조계종의 수행환경의 차이로 조계종 승려로서의 의무를 내려놓고자 함”이라고 제적원 제출 이유를 설명했다.

탈종과 제적원 제출 후 첫 조계종 승려분한신고 기간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송담 스님의 후학들이 대거 조계종 승려 자격을 상실하게 됐다.

이는 송담 스님의 탈종 이유인 “재단법인 법보선원의 수행전통과 현 대한불교조계종의 수행환경의 차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송담 스님이 이미 탈종했고, 법보선원 이사들이 조계종에 제적원을 제출해 조계종을 떠난 상황에서 후학들도 조계종의 수행 풍토에 동의하지 않고 법보선원의 수행전통을 따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은 ‘94 종단 개혁’ 당시 멸빈된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승려분한신고를 지난 9월초 모두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 종헌(헌법)은 ‘멸빈’의 사면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를 넘어서 서의현 전 총무원장을 사실상 사면하고, 조계종 승려 자격까지 회복시켜 반개혁적 위법적 행태에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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