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학계에서 초기불교에 대한 연구는 비주류였다. 초기불교의 연장선상에 있는 아비달마불교나 상좌부불교가 대승불교보다 수준이 낮은 가르침이라거나, 자신의 해탈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불교사상이라는 선입견이 팽배했던 탓이다. 초기불교는 1990년대 이후 몇몇 학자들의 노력, 서구 근대불교학과 동남아시아 수행전통을 받아들이면서 비로소 한국불교학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불교학계의 초기불교연구는 국제적인 연구 방법과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한국불교학계의 초기불교관을 재조명하고 그 형성 과정과 배경, 문제점, 새로운 연구방법론을 고민해 보는 자리가 마련된다.

불교학연구회(회장 임승택)는 ‘초기불교 다시 보기 – 학문적 반성과 과제’를 주제로 11월 14일 오후 1시 동국대학교 충무로영상센터(예정)에서 ‘2020년도 추계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랑카중심주의와 남방 테라와다 불교의 정통성(황순일·동국대 / 논평 김경래·동국대, 한상희·경북대) △동아시아불교의 판교(判敎)와 초기불교(조윤경·안동대 / 논평 박보람·충북대, 이상민·동국대) △근대불교학의 형성과 초기불교 – 본질주의와 역사주의적 해석의 교차로에서(심재관·상지대 / 논평 김성철·금강대, 함형석·전남대) △현대 한국에서 시도된 초기불교의 재구성 - ‘갈라파고스 증후군’과 그 극복을 위한 노력(이영진·경북대 / 논평 김준호·울산대, 우동필·전남대) △문헌 비평적 입장에서 본 니카야와 아함(정진일·괴팅엔학술원 / 논평 방정란·다이쇼대, 원과·삼선불학승가대학원) 등 주제발표와 논평이 있을 예정이다.

임승택 불교학연구회 회장은 “2000년에 가까운 동아시아 불교사에서 초기불교는 어느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던 학문과 종교의 오랜 변방이었다.”며, “1990년대 이후 초기불교는 다른 모든 불교사상의 근본이고 초기경전은 석가모니 붓다의 친설을 그대로 전하는 가장 원음에 가까운 문헌이며, 위파사나 수행법은 붓다가 직접 행해 깨달음을 얻은 수행법이라는 극적인 인식의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불교학연구회는 이번 추계 학술대회에서 현대 한국불교학계에서 드라마틱한 위상 변화를 겪은 초기불교관을 재조명하고, 초기불교관의 형성과정과 배경, 그리고 문제점을 명확히 하여 초기불교의 정당한 위상을 밝혀냄과 동시에 기존의 연구방법론을 탈피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불교학연구회는 학술대회가 끝난 뒤 오후 5시부터 제12대 회장과 임원진을 선출하는 정기총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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