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무이도 내가 부끄럽나

아바이도 내가 더럽나

 

그리 부끄럽거든 날 다시 낳아도

갓난 아이가 되면 아니데려가겠지

그리 더럽거든 날 좀 벅벅 씻겨도

피가 날 때꺼정 씻치면 깨끗해지겠지

 

어무이, 아바이

언젠가부터 날개뼈 죽지가 근질근질한 거 보이

날개가 나올라카는갑다

내는 새가 될라카는갑다

 

도망가지도 몬했다고

이번에는 훨훨 날라버리라고

새가 될라카는 갑다

 

근데요 어무이,

내 혼자 새가 되어 나르면 우야노

옆 집 금자, 윗마을 옥란이는

못날라가면 불쌍해서 우야노

 

내가 새가 되어 물어가야겄다

부리가 뽑힐 때꺼정 씨게 물고

아무도 없는 산속 둥지로

아무도 못 찾는 데로 데리가야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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