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좋은 작품들이 만해 한용운 선생 추모 전국 청소년 문예공모전을 빛내주었다. 편편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초개처럼 버리신 독립투사들을 기리는 감사함과 진정성이 드러나 심사하는 내내 감동스러웠다.

사실 요즘 같은 시대에 독립의 문제는 학생들에게 구체적으로 잘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하고 깊이 있는 사유를 바탕으로 문학적으로 승화시키고자 애쓴 노력을 보면서, 우리나라 청소년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어 기뻤다.

특히 올해는 예년에 비해 작품의 수준이 높았다. 행복한 고심 끝에 성복고 오민석의 ‘반성’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어렵지 않은 시어로 주제를 전하는 능력이 출중하였으며, 무엇보다 그 진정성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최우수상에는 풍문고 조수민, 덕성고 김채현이 선정되었다. 조수민의 ‘귀향’은 자칫 어색할 수도 있는 사투리를 적절하게 구사하여 도리어 시적 완성도를 극적으로 높여주었다. 특별히 올해는 산문 부문에서 경쟁이 더 치열했다. 김채현의 ‘길’은 소설 형식의 산문으로 구성의 전개가 빼어났다. 정확한 문장력과 출중한 문학적 상상력으로 앞으로 기대가 촉망되는 학생이다.

우수상은 풍문고 오은서, 중동고 김윤섭, 풍문고 조새임, 중앙고 조민영, 대진디자인고 허인웅이 선정되었다.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든 좋은 작품들이었다. 오은서의 ‘나비’는 시적 상상력과 전개가 돋보였다. 김윤섭의 ‘민들레’는 작은 소제로 잔잔한 감동을 주는 좋은 작품이었다. 조새임의 ‘너머를 보는 사람’ 역시 시를 만드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조민영의 ‘나는 꿈을 꾸네. 그들이 꿈꾸었던 세상 속에서’는 문장력과 구성 전개의 수준이 빼어난 수작이었다. 허인웅의 ‘당신에게’ 역시 주제의 핵심을 잘 꿰뚫은 편지 형식의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상의 종류와 상관없이 수상한 작품들 모두 개성 있고 훌륭했다. 이에 큰 격려와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무한한 잠재력을 개발하여 시나브로 좋은 작품들을 계속 써나가길 기대한다.

<박규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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