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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된 조사상 희랑대사상 국보 승격 예고
문화재청 “실존 고승 사실적 재현한 10세기 초상조각”
2020년 09월 03일 (목) 17:47:48 이창윤 기자 budjn2009@gmail.com
   
▲ 국보로 승격 지정될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 사진 제공 문화재청.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조사상(祖師像)인 보물 제999호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이 국보로 승격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고려시대 고승의 실제 모습을 조각한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이하 희랑대사상)을 국보로 지정 예고한다.”고 9월 2일 밝혔다.

희랑대사상은 신라 말 고려 초 해인사에 주석했던 희랑 대사를 조각한 작품이다. 고려 개국 무렵인 10세기 전반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시대를 전후해 중국과 일본에서는 조사상이 많이 조성됐지만 우리나라 작품은 드물다.

희랑 대사는 화엄학파가 신라 말 고려 초 남악과 북악으로 나뉘어 사상적으로 대립할 때 북악의 종장이었다. 남악의 종장이었던 지리산 화엄사의 관혜 스님이 후백제 견훤을 지지한 데 반해 희랑 대사는 고려 태조를 지지했다. 그런 이유로 희랑대사는 태조의 복전이었다.

희랑대사상은 얼굴과 가슴, 손, 무릎 등 앞면은 건칠로, 등과 바닥은 나무를 조합해 조성한 상이다. 이런 조성 방식은 신라 말 고려 초 불상 조각에서 쓰였던 제작기법으로 알려져 있다.

희랑 대사상은 자연스러운 육체 굴곡과 피부 표현, 마르고 아담한 체구, 인자한 눈빛과 엷게 지은 미소, 노쇠한 살갗 위로 드러난 골격 등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된 것이 특징이다.

가슴에 폭 0.5cm, 길이 3.5cm 크기의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것도 희랑대사상의 특징이다. 희랑대사는 다른 스님이 수행을 방해 받지 않도록 가슴에 구멍을 뚫어 모기에게 피를 보시해 ‘홍혈국인(胸穴國人)’, 즉 ‘가슴에 구멍이 있는 사람’으로 불렸다.

문화재청은 “문헌기록과 현존작이 모두 남아있는 조사상은 ‘희랑대사좌상’이 유일하다.”며, “제작 당시의 현상이 잘 남아 있고 실존했던 고승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내면의 인품까지 표현한 점에서 예술 가치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또 “희랑대사상은 고려 초 10세기 우리나라 초상조각의 실체를 알려주는 매우 귀중한 작품”이라며, “희랑대사의 높은 정신세계를 조각예술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역사‧예술‧학술 가치가 탁월하다.”고 국보로 승격 지정하려는 이유를 밝혔다.

한편, 문화재청은 중종 20년(1525) 의관(醫官) 김순몽(金順蒙), 유영정(劉永貞), 박세거(朴世擧) 등이 간행한 한글 의학서적인 ‘간이벽온방(언해)〔簡易辟瘟方(諺解)〕’와 선조 때 녹훈(錄勳)된 공신들이 충훈부(忠勳府)에서 개최한 상회연(相會宴)을 그린 기록화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 병풍(新舊功臣相會題名之圖 屛風)’을 보물로 지정한다고 예고했다.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 병풍’은 현재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 제146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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