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힌두교, 자니아교, 유대교, 기독교 종교지도자들이 연합하여 캘리포 니아 비벌리 힐즈에 본사를 둔 ‘라이브 네이션(Live Nation) 엔터테인먼트’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라이브 네이션이 운영하는 대규모 나이트클럽의 내부 장식으로 사용된 불상과 기타 종교적 조각물을 철거하고, 신성한 숭배의 대 상을 모독해 신도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에 사과하라는 것이다. 이들은 특 히 라이브 네이션이 보스턴, 시카고, 클리블랜드, 라스베이거스 등 대도시에 서 운영하고 있는 파운데이션 룸(Foundation Room)을 지목했다. 파운데이션 룸은 레스토랑, 바, 나이트클럽의 기능을 하는 라운지 형태의 영업장이다.

▲ 라스베가스의 파운데이션 룸.

이 종교 연합 캠페인의 대변인이며 힌두교 단체의 대표인 라잔 제드(Rajan Zed)는 “신앙의 상징이 그릇된 방법으로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 신은 사원이 나 집에 마련된 신성한 곳에서 숭배 받아야 하며, 나이트클럽의 극적인 장식 효과를 위해 쓰고 버려지는 물건으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한 자이나교의 종교지도자 술레크 C. 자인(Sulekh C. Jain)은 “클럽에 비치된 마하비라(자이나교의 교주)상을 미국 내 자이나교 사원에 기부한다면 자이나교 신도들이 기꺼이 운반비를 부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라이브 네이션은 즉각 반응하고 사 과문을 발표했다.

“ 파운데이션 룸 은 지 금 이 시대에 그 어느 때보다 더 소중한 화합, 평화, 조화 의 정신을 증진하는 데 초점 을 맞춰왔습니다. 이런 정신에 맞추어 종교지도자들이 지적한 문제를 해결하 기 위해 지난주에 종교지도자들과 만나 우리가 공동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최선을 다할 수 있는지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저희는 진심으로 사과하고 즉 시 마하비라 상을 모든 영업장에서 철수했습니다. 다른 종교 상징물에 대해 서도 종교 관련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저희는 항상 대화를 추구해왔으며 앞으로도 이런 태도를 유지할 것입니다.”

상업적인 유흥시설에서 종교적 상징을 철거하기 위한 캠페인을 이끌고 있 는 종교지도자들은 또한 라스베이거스의 만달레이 베이(Mandalay Bay)에서 성상을 철수할 것과 공개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만달레이 베이는 카지노, 리 조트, 호텔, 컨벤션센터 시설을 갖춘 대규모 종합 위락시설이다. 만달레이 베 이 호텔 43층 파운데이션 룸은 동양적인 인테리어 소품으로 장식된 티베트 테마 라운지이며, 해학적인 코미디 쇼와 스트립쇼를 혼합해 선보이는 벌레스 크 쇼로 유명하다. 파운데이션 룸의 발코니는 MGM 그랜드 호텔 전망부터 파 리스 호텔의 에펠탑까지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어 야경과 사진 촬영 장소로 유명하다. 만달레이 베이 카지노의 모회사인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MGM Resorts International)은 세계 2위의 카지노 호텔 체인이다.

라잔 제드는 지난 수 년 동안 동양의 종교 상징을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 는 것에 맞서왔다. 2019년에는 버지니아의 한 맥주회사가 맥주제품에 힌두교 의 신 하누만의 이름을 사용한 것에 항의해 사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는

또 아마존, 노드스트롬, 월마트 등 대기업이 힌두교와 동양 문화의 이미지를 부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에 항의하고 있다.

술집 이름이 ‘붓다’, 인도네시아 법원 폐쇄 판결

서구에서 명상과 이색적인 동양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불상이나 힌두교 신상 등이 고가 주택이나 품격을 추구하는 상업 시설의 장식품으로 사용되고, 특정 종교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경우가 많아짐에 따라 이를 시정하려는 노력도 계속되어 왔다. 2009년 인도네시아에서 있었던 ‘부다 바(Buddha Bar)’ 사건이 그 한 예이다.

▲ 부다 바,2008년, 자카르다

부다 바는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고급 바 체인점이다. 고딕성당만큼 높은 천정 아래에 6m 높이의 불상이 240개 좌석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래층의 칵테일 바는 뉴욕, 런던, 두바이, 키에프의 부다 바 지점과 같이 이국적인 정취의 재즈나 경음악이 흐르고 있다. 이곳은 문을 열자마자 젊은이가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불교도들은 불교가 술을 금하는 종교인데 술집 상호에 부처님 이름을 붙인 것은 불교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반(反) 부다 바 포럼’이라는 이름의 일단의 원고들은 소송을 제기해 이 바의 이름에 이의를 제기했고, 불교적 상징을 장식물로 사용한 것은 신성한 붓다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카르타 법원은 부다 바인도네시아 지점을 폐쇄할 것을 명령 했다. 판사는 부다 바를 개설함으로써 사회의 종교적, 문화적 발전을 저해했 다고 판시하고, 이 영업점의 주인인 자 카르타 주지사와 자카르타 여행사에게 원고들의 정신적 피해에 대해 11만 달러를 배상하도록 했다. 2010년 폐업한 부다 바는 개조 후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울트라맨 부처님’, 예술인가 음모인가?

2019년 9월, 태국의 한 대학생이 경매에 제출한 작품이 큰 논란을 일으켰 다. 부처님을 1970년대 일본의 액션 히어로 만화의 주인공인 울트라맨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저는 부처님을 울트라맨처럼 이 세상을 보호하는 영웅으로 나타내고 싶었을 뿐입니다.”

▲ 태국에서 문제가 된 '울트라맨 부다'

학생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반발에 직면하자 경매사는 네 작품을 철거했다. 학생은 주지사 앞에서 다니는 대학교가 있는 지역 사찰의 주지에게 공식 사과해야 했다. 그러나 논란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태국 불자들의 힘(Buddhist Power of the Thailand)’이라는 단체에 속한 강경론자들이 이 작품을 전시한 관련자를 고발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학생의 그림이 불교를 모독했으며 배후에는 불교를 음해하려는 세력의 음모가 있다고 주장했다. 태국에 서는 불교를 모욕하거나 왜곡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고, 어길 경우 최대 7년 실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 그림들은 치욕적이며 불교 신도를 위협하고 국가적 보물을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 불교를 파괴하려는 일단의 세력이 존재합니다. 여기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며 이제 경찰이 더 수사해야 합니다.” - ‘태국 불자들의 힘’

상황이 악화되자 대학교도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나섰다. 대학의 부총장은 “학생은 사람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작품을 창작하기 위해 ‘예술적 용기’를 발휘했다는 점에서 찬사를 받아야 한다.”며 학생을 옹호했다.

‘태국 불자들의 힘’은 학생이 돈을 벌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고 인정하자 고발을 취하했지만 불교를 무너뜨리려는 거대한 세력이 존재한다는 주장을 계속했다. 그림을 그린 대학생의 이름은 신변 안전을 위해 공개되지 않았고, 두 작품은 각각 60만 바트(한화 약 2200만 원)와 200만 바트(한화 약 7600만 원)에 판매되었다. 주최 측은 학생이 학자금으로 26만 바트(한화 약 990만 원)만 받고, 나머지는 병원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태국 내에서 부상하고 있는 불교극단주의자들에 대한 우려도 낳았다. 태국의 헌법은 체제를 수호하는 3대 기둥으로 국가, 왕실, 불교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불교도를 극단주의자로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세간의 이곳저곳에 자리하게 된 부처님은 어떤 마음일까?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고 어느 것을 막아야 하는가에 대한 부처님의 대답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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